2024 한국프로야구(KBO) 리그가 어느덧 정규시즌 절반을 돌았다. 류현진(한화)의 컴백으로 개막 전부터 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올 시즌 KBO리그는 풍성한 기록 잔치까지 겹치며 전반기에만 약 600만 명의 관중을 불러들였다.
올 시즌 초 KBO리그 최대 관심사는 단연 류현진의 복귀였다. 2006~2012년 KBO리그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했던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8년 총액 170억 원의 조건으로 친정팀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하지만 초반에는 불운과 부진이 겹치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월 5일 고척 키움전에서 4.1이닝 9실점으로 크게 흔들리는 등 개막 후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을 떠안았다. 올 시즌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류현진은 4월 30일 대전 SSG전에서 KBO 통산 100승 고지를 밟은 뒤 서서히 반등을 시작했다. 5월 들어 1승 1패 평균자책점 3.27을 찍으며 살아나더니 지난달에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3일 대전 KT전에선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을 떠안았지만, 7이닝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반기 성적은 5승 5패 평균자책점 3.62. 팬들은 적응을 끝낸 그가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승수를 쌓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현진 효과’는 한화팬들의 관중동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좌완 트로이카(류현진·김광현(SSG)·양현종(KIA))의 재회에 전 구단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류현진과 양현종의 맞대결이 예고되자 팬들의 온 관심은 대전으로 쏠렸다. 그러나 양현종이 18일 광주 LG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끼며 ‘드림매치’가 무산됐고, 좌완 트로이카의 선발 맞대결은 후반기를 바라보게 됐다.
류현진의 배턴을 이어 받은 건 최정(SSG)과 손아섭(NC)이었다. 최정은 4월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5회초 468호 아치를 그리며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10년 10개월 전 세웠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최정은 꾸준히 담장을 넘기며 3일 현재 21홈런(통산 479홈런)을 기록 중이다. 손아섭은 지난달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6회초 통산 2,505번째 안타를 때려내며 종전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보유했던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손아섭은 3일까지 2,511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제2의 이종범’ 김도영(KIA)도 흥행몰이에 앞장섰다. 그는 4월에 10홈런-14도루를 성공시키며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라는 진기록을 달성했고, 전반기에 이미 ’20-20 클럽’에 가입했다. 3일 현재 23홈런-25도루를 기록 중인 김도영은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이후 9년 만의 ‘30-30 클럽’ 가입을 노린다.
한편, 각 팀은 5일부터 8일까지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내고 9일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