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가 1일 우려 속에 창설 70주년을 맞았다. 일본 정부가 자위대의 집단 자위권을 용인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자위대의 영향력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도 보유하면서 '전쟁하지 않는 나라', '싸우지 않는 나라'를 표방한 평화헌법이 무너질 위기를 맞았다.
이날 마이니치신문,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방위 당국은 자위대 창설 70주년을 맞아 일본의 안보 위기를 강조했다.
사이토 아키라 해상자위대 사령관은 이날 요코스카기지에 정박 중인 호위함 이즈모에서 열린 70주년 기념식에서 "70주년을 맞아 일본을 둘러싼 안전 보장 환경은 크게 바뀌었고 한층 엄밀해졌다"며 "동맹국과 평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장관도 "우리는 전후 가장 엄격하고 복잡한 안전 보장 환경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생활을 지켜내기 위해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확대해 왔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헌법에 '군대 보유 금지'를 명시했다. 그러다 1954년 7월 기존 '경찰 예비대'를 자위대로 개편했다. 일본 국내에만 머물던 자위대가 해외로 나가게 된 것은 1992년부터다. 1991년 걸프전쟁을 계기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협력법을 정비해 해외 파견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자위대가 격변한 것은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인 2014년 7월이다. 일본 정부가 자위대 창설 60주년이었던 당시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집단 자위권 행사가 허용된다'는 새로운 헌법 해석을 채택하면서다. 집단 자위권은 동맹국 등 타국이 공격받을 경우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하는 권리다. 아베 정권의 뒤를 이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022년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도록 법을 정비했다.
일본이 지켜 온 '무기 수출 금지' 원칙도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일본은 2014년 일부 품목에 한해 방위 장비 수출을 허용하는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으로 완화한 뒤, 지난해 말에는 방위 장비 이전 3원칙 지침까지 개정해 다른 나라와 개발하는 차세대 전투기를 제3국에 수출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일본은 미국의 지원 속에 타국과의 무기 공동 개발·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10일 미국과 '방위산업 협력·획득·유지에 관한 협의(DICAS)'를 열고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 등을 포함한 무기 공동 개발·생산 방안을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전수 방위(타국의 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 개념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데 우려를 나타낸다. 평화헌법 9조를 지탱해 온 원칙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니치는 "일본은 헌법 9조에 따라 자위를 위한 최소한의 무력만 행사하는 전수 방위 원칙을 지켜왔지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도 "헌법 9조에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싸울 수 있는 자위대'로 가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