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북부 문화예술회관 유치전 '과열'...계양구청장 삭발

입력
2024.07.01 18:14

인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유치를 위한 기초자치단체간 경쟁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윤환 계양구청장은 1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부권 문화예술회관을 계양구에 건립해달라"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삭발식에는 윤 청장과 계양구 주민 등 30명이 참여했다.

윤 청장은 이날 "지난 2년간 인천시에 북부권 문화예술공연장 만큼은 계양구에 만들어 달라고 수도 없이 요청했다"며 "그러나 최근 분구가 예정된 서구 검단에 배치한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청장은 이어 "1995년 3월 북구(현 부평구)에서 분구 당시 계양구는 전체 면적의 절반이 넘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와 군부대 탄약고, 김포국제공항의 고도 제한을 넘겨 받았다"며 "지난 30년간 베드타운, 인천의 변방이라는 오명을 들으며 살아온 계양에 북부권 문화예술공연장은 마지막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천시는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북부권에 1,000석 이상 규모의 공연장을 건립하기 위해 기본구상과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이 용역은 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계양구와 서구가 문화예술회관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등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왕릉 원형 복원을 위해 철거가 결정된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의 대체 시설 건립지를 선정해 지난달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하반기로 연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계양구와 함께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서구 관계자는 "북부권 문화예술회관을 서구에 유치하기 위해 지난달 23일부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타당성 조사(단계) 일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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