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실·유기동물 11만 마리... 2마리 중 1마리는 보호소서 사망

입력
2024.07.01 17:00
동물자유연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 분석
2019년 이후 4년째 감소 추세지만 연 11만 마리
믹스견, 더 버려지는데 입양은 못 가는 실태 지속


지난해 길을 잃거나 버려진 동물은 11만1,720마리로 조사됐다. 한 해 유실∙유기동물 수가 13만 마리를 넘으며 정점을 찍었던 2019년 이후 4년째 감소 추세다. 하지만 연 10만 마리를 넘어서는 상황은 2017년 이후 7년째 계속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가 1일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6월 29일 기준) 이같이 나타났다. APMS를 기반으로 분석한 자료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매년 발표하는 수치와는 분석 시점 등에 따라 소폭의 차이가 있다.

지난해 유실·유기동물 발생은 전년 11만2,213마리(2022년 APMS 기준)보다 소폭 줄었다. 이 가운데 29.8%는 자연사, 21.8%는 안락사로 2마리 중 1마리(51.6%)는 보호소에서 사망했다. 입양은 26.9%, 가족을 찾아간 경우는 12.2%였다.

종별로는 개 8만138마리(71.7%), 고양이 2만9,896마리(26.8%), 기타 축종은 1,686마리(1.5%)이었는데 고양이 수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세 미만 개체가 5만9,326마리(53.1%)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어린 동물의 경우 보호소 내에서 죽을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1세 미만 개체 중 보호소 내에서 죽은 비율59.3%(안락사 16.9%, 자연사 42.4%)나 됐다.

지역별 발생은 경기, 경남, 전남, 전북, 충남, 경북 순이었다. 광역시 가운데는 부산의 경우 자연사(61%)와 안락사(2.8%) 비율이 63.8%로 보호소 내 동물 사망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부산은 최근 유실·유기동물을 안락사시킨 뒤 자연사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본보 5월 29일 보도)과 강아지를 잡아 들개로 포상금을 받아가고, 들개라며 공고조차 올리지 않고 안락사 시킨(본보 5월 30일 보도) 실태가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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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로 보면 7월 유실·유기동물 발생이 1만1,000마리를 넘어 가장 많았고 5, 6월과 10월에도 1만 마리를 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호소 내 믹스견, 품종견보다 사망률 높고 입양, 반환 낮은 추세 지속

비품종견이 품종견보다 입양은 낮고 사망률은 높은 추세는 계속됐다. 보호소 내 유기된 비품종견은 6만3,473마리(79.2%), 품종견은 1만6,665마리(20.7%)로 비품종견이 훨씬 많았다. 품종견의 자연사율은 6.6%였지만 비품종견의 경우 23.6%에 달했다. 안락사율 역시 품종견은 7.1%였지만 품종견은 34.6%로 높았다. 반면 품종견의 입양률은 33.7%에 달했지만 비품종견이 23.1%였고, 반환율은 품종견이 45%에 달한 반면 비품종견은 8.9%에 불과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은 "입소 동물의 30%가 보호소 안에서 자연사라는 이름의 고통사를 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규모로 유실·유기동물이 발생한다면 보호소는 수용소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유형별로 유실·유기동물 발생 기제와 원인을 분석해 보다 적극적인 발생 억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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