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전청약 취소, 정책 실패에 무너진 내 집 마련 꿈

입력
2024.07.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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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운정역 앞 경기 파주 운정3지구 3·4블록에 공급 예정이던 민간 사전청약 아파트 사업이 전격 취소됐다. 시행사인 DS네트웍스는 공사비 상승에 시공사를 구할 수 없자 결국 사전청약 400여 가구에 이를 통보했다. 지난 1월 인천 서구 가정2지구에서도 아파트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 200여 가구가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정부와 민간 사업자만 믿고 사전청약 후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던 무주택자들에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사전청약은 주택 착공 후 입주자를 모집하는 본청약보다 2년 정도 먼저 당첨자를 선정하는 것을 일컫는다. 2009년 집값 급등기 시장 안정 목적으로 처음 도입된 뒤 입주가 지연되고 중간에 사업이 취소되는 등 피해가 커 2011년 폐지됐던 정책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2021년 집값이 뛰자 이를 되살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문제가 재현되며 결국 지난 5월 사전청약 신규 시행은 전면 중단됐다. 두 번이나 정책 실패를 반복했다.

문제는 이미 사전청약을 받은 이가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말까지 공공 사전청약이 진행된 물량은 99개 단지 5만2,000가구에 달한다. 이 중 예정대로 본청약을 한 곳은 5%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민간 사전청약 45개 단지도 절반 이상은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사전분양 후폭풍이 본격화할 것이란 얘기다. 공사비가 올라가며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못한 곳도 늘고 있다. 분양가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뛸 수 있다.

정부는 사전청약 단지에 대한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일정대로 본청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여의치 않을 땐 적어도 사전에 예고해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사전청약 당첨자는 본청약 모집공고일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청약이나 주택 매수 기회도 포기한 채 희생을 감수한 이들이다. 무주택자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