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대전에서 처음 열리는 퀴어축제를 앞두고 주최 측과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1일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축제 강행 의지와 맞불 행사 개최 계획을 밝혔다. 대전시와 동구청도 퀴어축제에 반대하며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축제 당일 찬반 양측 간 마찰도 예상된다.
대전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대전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6일 개최하는 제1회 대전퀴어문화축제 '사랑이쥬(사랑 is you), 우리 여기 있어'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6일 오전 현장 부스행사와 공연, 퍼포먼스, 기획 예술 전시 등을 진행하고, 오후 퍼레이드를 끝으로 축제를 마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일 대전경찰청에 집회 신고를 마쳤다. 이들은 동구와 중구 일대 도로의 집회 신고를 하고, 소제동 일원에서 본행사를 진행한 뒤 도로 하위 1개 차선과 인도를 따라 행진할 계획이다.
퀴어축제조직위는 "이번 축제를 통해 대전에 살고 있는 퀴어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모든 사랑의 형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500~1,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즐거운 축제가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직위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퍼스트코리아시민연대 등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가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퀴어축제 당일 대전 서구 둔산동 일원에서 '건강한 가족시민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동성애·퀴어는 올바른 윤리관과 소중한 성의 의미를 해체하는 등 청소년들에게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1만여명 이상이 참여한 시민대회를 통해 반사회적인 성 혁명 교육, 가짜 차별금지법, 청소년 조기 성애화, 청소년 마약 중독, 그리고 공공장소에서의 퀴어 행사 확산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와 동구도 축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차례 반대 입장을 피력한 이장우 대전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민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축제는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대전역 주변 관할 지자체장인 박희조 동구청장도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동구는 전시 행사 진행 등에 필요한 부스 설치를 사전에 막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열린 대구퀴어축제처럼 찬반 양측 간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대구에선 무대 설치 문제 등을 두고 대구시와 조직위 사이에 마찰이 빚어졌다. 도로 점용허가 여부로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 간 물리적 충돌까지 이어져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퀴어축제 측과 반대 집회 측 모두 집회의 자유가 있는 만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끝날 수 있도록 보호하겠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