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후회 없이 돌아설 수 있습니다."
올림픽 6관왕의 주인공 케이트 캠벨(32·호주)이 은퇴를 선언하며 남긴 말이다. 이달 초 파리올림픽 호주 여자 수영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케이트는 수영 선수로서의 삶을 마치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과감히 은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수영했기 때문이다.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케이트는 수술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탈장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케이트는 수술을 하게 되면 회복 기간 동안 훈련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수술을 하지 않은 채 올림픽에 나섰다. 아픔을 딛고 출전한 리우 올림픽에서 그녀는 2관왕(여자 계영 400m, 혼계영 400m)을 달성하며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
그녀가 어떤 상황이든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동생 브론트 캠벨(30)의 영향이 크다. 브론트 또한 호주 여자 수영 국가대표로 둘은 함께 금빛 질주를 하며 선수 생활 내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2015 카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는 브론트가 1위, 케이트가 3위를 차지하며 자매가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2016 리우 올림픽 때는 한 팀으로 여자 자유형 400m 계영에 출전해 세계신기록을 합작하며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브론트는 케이트를 자신의 롤모델로 꼽았고 케이트도 브론트에게 "어렸을 때 함께 올림픽에 나가면 어떨지 이야기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멋진 우리가 돼 있다. 고맙다"고 전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캠벨 자매가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건 어머니의 훌륭한 교육관 덕분이다. 어린 시절 브론트를 시기한 케이트가 브론트의 트로피를 침대 아래에 몽땅 숨겼다. 이를 본 어머니는 "동생이 가진 능력을 너도 갖고 싶으면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조언했고 케이트는 그 이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동생과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캠벨 자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 함께 국가대표가 됐고 국제대회에서는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쁨을 누렸다.
케이트에게 있는 하나뿐인 남동생도 그녀의 원동력이 됐다. 그녀의 남동생 캠벨 해미시는 뇌성마비 장애를 지니고 있었는데, 우애가 깊은 케이트는 운동을 하면서도 정성을 다해 남동생을 돌봤다. "해미시를 떠올리면 긴장됐던 마음도 담담하게 바뀐다"던 그녀는 레이스 중에는 어떤 것에도 요동치지 않는 강인한 멘탈을 갖게 됐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수영은 개인 스포츠처럼 보이지만, 선수 뒤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도움과 응원을 주고 있다. 정말 길고 격렬한 여정이었다. 이젠 호주 수영 국가대표들을 응원하는 치어리더로 함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