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VS 김희선… 시청자는 즐거운 주말극 전쟁

입력
2024.06.29 11:54
지성 VS 김희선…불 붙은 주말극 경쟁 구도
초반 김희선 승기 잡았으나 후반부 역전
마지막 역전극 성공할까

배우 지성이 주연을 맡은 '커넥션'은 9회에 달하며 10%를 목전에 두고 있다. 초반 승기를 잡았던 '우리, 집'이 막판 힘을 잃으면서 '커넥션'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김희선과 지성이 안방극장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24일 MBC '우리, 집'과 SBS '커넥션' 첫 방송이 각각 전파를 탔다. 먼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은 '우리, 집'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우리, 집'은 6%를 기록했고 '커넥션은' 5.7%를 기록했다. MBC와 SBS의 주말극 대전이 거듭 지속됐던 만큼 MBC는 이 기세를 이어가야 했고 SBS는 뒤집기 한판승이 필요했던 시기다.

주연들의 야심도 대단했다. 김희선은 2년 만, 지성은 4년 만 안방극장 복귀다. 두 배우의 등장으로 두 작품의 흥행은 예고됐던 터다. 그리고 방영 직후부터 주연 배우들의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희선은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살던 중 거듭된 배신으로 최악의 상황에 놓인다. 남편부터 시부, 또 시모까지 자신만 몰랐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밀도 높은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인물의 일부 설정이 2017년 '품위있는 그녀'를 연상하게 만들지만 몰입도나 무게감이 확연하게 다르다. 마약에 중독된 현직 경찰로 분한 지성은 전작들과 전혀 다른 얼굴로 단약의 고통부터 범인을 추격하는 액션까지 선보이고 있다. 변질된 우정을 쫓는 과정은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는 재미를 자아낸다.

비록 소재나 전개 등 이야기의 결은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스릴러 장르 안에 속하기 때문에 비교하는 시선도 많다. 인물들이 갖고 있는 복잡한 욕망과 촘촘한 서사가 두 작품의 공통점이다. '우리, 집'이 농도 짙은 감정선과 미스테리한 분위기로 고유 팬층을 형성했다면 '커넥션'은 장르적으로는 유입이 쉽고 범인을 추적하는 짜릿함이 있다. 서포트의 활약을 보는 재미도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끌어올린다. 먼저 이혜영은 김희선과 치열한 감정 싸움을 벌이면서도 독보적인 분위기와 카리스마로 서늘함을 더한다. 이혜영이 남편이 죽고 난 뒤 홀로 음악에 도취돼 고혹적인 춤을 추는 장면은 '우리, 집' 속 명장면으로 꼽힐 만큼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또 전미도는 첫 장르물 도전에도 불구하고 액션 연기를 제대로 소화하면서 '커넥션'의 톤을 유지했다. 이야기가 지나치게 무거울 때마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까지 해냈다.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우리, 집'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8회에서 4%로 주저앉았다가 11회 시청률이 5.6%를 기록하며 다시 활기를 찾았다. '커넥션'은 입소문의 힘을 입어 승승장구 중이다. 1회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10회, 11.1%를 기록했다. '우리, 집'은 29일 마지막회를 방송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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