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빨리 늙는' 한국, 정년 후 계속고용 방법 논의한다

입력
2024.06.27 16:00
경사노위 계속고용위원회 발족
한국노총 "정년 연장" vs 경영계 "임금 개편"
생산연령인구 2042년 2573만 명으로 급감

초고령사회 진입에 임박해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한국에서 60세 정년을 넘긴 고령층의 계속고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 위원회가 27일 출범했다. 구체적인 고령층 고용 방식을 두고는 노사 간 시각차가 커 지난한 논의가 예상된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회의실에서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를 발족해 첫 회의를 열었다. 계속고용위는 올해 2월 '노사정 2·6 합의'에 따라 저출생,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고용·노동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계속고용위는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노사 대표 위원 각 2명, 정부 대표 위원 2명, 공익위원 5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운영 기간은 1년이다. 이로써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 일·생활 균형위에 이어 계속고용위까지 2·6 합의에 의한 3개 위원회가 모두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

계속고용 의제는 노사 간 이견이 큰 주제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 중인 한국노총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인 65세에 맞춰 법적 정년도 연장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경영계는 일률적인 법정 정년 연장보다는 퇴직자 재고용, 정년 연장, 정년 폐지 등 다양한 선택지가 필요하고 고용 부담을 줄일 임금체계 개편도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영면 위원장은 "고령층의 지식과 풍부한 경험은 소중한 인적자본이며 이들이 퇴직한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안을 찾겠다"며 "노사가 상대방 입장을 서로 존중해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합의가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돼 가고 있다"면서 "고령자들은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어하고,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갖기 전에는 결혼을 미루는 상황에서 청년과 고령자,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을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15~64세 생산연령(가능)인구는 2019년 3,763만 명을 정점으로 줄곧 감소해 올해는 3,633만 명이며 2042년 2,573만 명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이에 여성, 고령자, 외국 인력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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