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신규 감염자는 1,005명이고 거의 모두 성(性) 접촉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HIV를 가진 사람을 총칭하는 HIV 감염자에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 환자도 포함된다.
질병관리청이 26일 공개한 '2023년 HIV/AIDS 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방역당국에 신고된 HIV 신규 감염자는 2022년(1,066명) 대비 5.7%(61명) 감소한 1,005명이다.
국적별로는 한국인이 749명(74.5%), 외국인이 256명(25.5%)이다. 전체 신규 HIV 감염자 중 외국인 비중은 2020년 19.5%(198명)에서 3년 새 6%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감염자는 남성(89.9%)이 대부분이다. 연령대별로는 30대(35.4%) 20대(28.7%) 40대(15.7%) 50대(11.9%) 순이다. 20대와 30대 젊은 층이 전체 감염자의 64.1%를 차지했다.
감염경로는 성 접촉이 압도적이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응한 신규 감염자 566명 중 564명(99.6%)이 성 접촉을 감염 원인으로 답했고, 그 가운데 동성 간 성 접촉이 306명(54.3%)으로 과반이었다.
체내에서 증식하며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지는 HIV는 에이즈를 일으킨다. HIV 감염자가 모두 에이즈 환자는 아니고, HIV를 보유한 상태에서 면역체계가 손상·저하되거나 암 등 질병이 발병하면 에이즈 환자가 된다. 지난해 기준 생존한 국내 HIV 감염자는 1만6,467명으로 2022년(1만5,876명)보다 591명(3.7%) 증가했다.
질병청은 2030년까지 에이즈 종식을 목표로 잡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3월 '제2차 에이즈 예방관리대책(2024~2028)'을 수립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안전하지 않은 성 접촉을 피하고, HIV 조기 발견을 위해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