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에 대해 이스라엘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2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州)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을 만나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북부 로켓 공격 증가와 긴장 고조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헤즈볼라의 도발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민을 원치 않은 전쟁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며 “이 전쟁은 레바논에는 재앙이 될 것이고, 무고한 이스라엘 및 레바논 민간인에게도 끔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 다른 전쟁은 중동에도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외교가 긴장 확대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이 같은 발언은 헤즈볼라를 향해 강경 대응을 이어가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3일 자국 매체 채널14와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치를 필요가 없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이 도전 역시 맞이할 것”이라며 확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미국이 ‘헤즈볼라의 도발’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 역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 지속적인 평온을 복구하고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민간인들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외교적 합의를 긴급히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갈란트 장관은 이날 전면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우리는 북쪽에서 안보를 확립할 것”이라며 “(외교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나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준비하는 일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장 움직임에 미국이 적극 관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갈란트 장관은 “미래의 세계 및 (중동) 역내에 가장 큰 위협은 이란이며, 시간이 별로 없다”며 “이제는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핵 보유를 막겠다고 했던 약속을 이행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