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상급종합병원(빅5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을 산하에 둔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무기한 휴진 계획을 보류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멈춘 이후 가톨릭대 의대에 이어 성대 의대까지 휴진 계획을 중단하면서 대학병원으로 확산하던 교수 집단행동 움직임은 잦아드는 분위기다.
성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오후 6시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3개 수련병원 교수들이 참석한 온라인 회의를 거쳐 휴진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20~24일 진행된 교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02명(전체 800명) 중 절반 이상이 휴진에 찬성했으나 “일정 기간 이상 휴진 시 환자들이 겪을 불편과 불안감에 대한 고려가 매우 중요함을 공감했다”고 휴진유예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전공의, 학생, 의대 교수에 대한 부당한 처벌, 의대 증원 정책과 의료정책 수정 시행이 없을 경우 불가피하게 전면적 무기한 휴진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집단행동 재개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 의료공백 장기화로 소진된 교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 40시간 및 52시간 근무 준수 △주 1회 정례 휴진으로 교수 번아웃 예방 △휴진일에 의료 정책 토론회 개최 △대학의 편법적 강의 요청 거부 △보건복지부 및 교육부 정책 자문 요청에 무대응 등을 결의했다.
성대 의대 교수들의 휴진 보류 결정엔 앞서 서울대 의대 휴진 중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17~21일 휴진했으나 환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면서 닷새 만에 계획을 철회했고, 무기한 휴진을 논의하던 가톨릭대 의대·성모병원 교수 비대위도 25일 보류 결정을 내렸다.
성대 의대 교수들은 “휴진을 결의했던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의대 교수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자들을 걱정해 휴진을 중단키로 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결정 역시 존중한다”며 “휴진 시작을 유예한 가톨릭대 교수 비대위의 결정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27일 무기한 휴진을 앞둔 연세대 의대·세브란스병원도 휴진 실행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 중인데 철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달 4일 휴진을 선언한 울산대 의대·서울아산병원 교수들까지 휴진 계획을 접으면 빅5 병원 모두 무기한 휴진 계획을 거둬들이게 된다.
성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정부에 요구사항도 내놨다. △전공의 및 의대생 관련 행정명령 및 처분 취소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 및 보완 △의대 정원 증원안 재논의 △의대생 8대 요구안 및 전공의 7대 요구안 전면 수용 등이다. 교수들은 “정부는 말로만 대화하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깨닫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