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살해 박학선 '계획범죄'... 결별 통보받자 연인 딸부터 노렸다

입력
2024.06.25 15:58
검찰 "살해 전부터 협박" 구속기소

가족들의 반대로 인한 결별을 통보받고 여자친구와 그의 딸을 살해한 박학선(65)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최순호)는 25일 살인 혐의로 박학선을 구속 기소했다.

박학선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 사무실에서 흉기를 휘둘러 60대 여성 A씨와 3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박학선의 여자친구였고, B씨는 A씨의 딸이다.

박학선은 A씨로부터 "가족들 반대 때문에 헤어지자"는 취지의 말을 듣고 모녀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학선은 특히 범행 당일 오피스텔 부근의 커피숍에서 A씨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자, '딸에게 직접 확인을 하겠다'며 A씨와 함께 사무실로 올라간 뒤 두 사람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박학선의 살인을 '계획 범죄'로 규정했다. 그는 범행 이전부터 A씨 가족들이 교제를 반대하는 것에 앙심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수사팀이 △박학선과 A씨의 휴대폰 통화 녹음 파일 △폐쇄회로(CC) TV에 찍힌 범행 영상 정밀 분석 등을 시행한 결과, 박학선은 A씨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 이틀 전을 포함해 수시로 폭언을 하고 모녀를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박학선은 결별 통보를 받자마자 A씨의 휴대폰을 빼앗아 B씨와의 연락을 차단한 다음,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B씨부터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학선은 범행 후 달아났다가 13시간 만에 서초구 남태령역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살해 경위에 대해 "B씨가 사무실에서 저를 보자 남편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며 "B씨의 휴대폰을 빼앗으면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자 유족에 대한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