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러 대사 "푸틴의 북한·베트남 방문, 미국 정책 실패 증거"

입력
2024.06.22 17:01
"제재 완전히 실패… 미국, 우리 성공에 떨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베트남 방문은 미국의 정책 실패를 보여준다고 주미 러시아 대사가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북한·베트남 방문이 "미국을 웅덩이에 빠뜨렸다"며 "그들의 독재 정책, 그들의 제재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개발도상국) 국가들이 러시아가 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고 우리에게 손 내밀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발의된 것 등을 언급하며 미국 측이 러시아와의 진지한 대화를 피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일 린지 그레이엄(공화), 리처드 블루먼솔(민주) 등 미국 상원의원들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 행정부가 우리가 보여주고 있는 성공에 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본질적으로 많은 미국 당국자들이 단순히 우리에게서 도망치고 있고,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제안을 무시한 채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또 미국과 전략 무기 통제를 논의한다면 다른 사안들과 '패키지'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자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물들이 우크라이나에 의해 미국의 무기로 공격받을 때 군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19일과 20일 각각 북한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했고,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과는 '서로의 독립·주권과 영토의 온전성을 해치는 제3국들과의 동맹과 조약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권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