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12사단 신병교육대 연병장에서 규정에 어긋난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이 구속됐다. 사건 발생 약 한 달 만이다.
춘천지법은 21일 오전 10시 40분부터 두 사람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3시간 만에 영장을 발부했다. 신동일 영장전담 판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12사단 신교대 소속 중대장과 부중대장인 이들은 지난달 23일 부대 연병장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완전군장 달리기 등 규정을 위반한 얼차려를 실시하고 쓰러진 박모(21) 훈련병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과실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전 사복 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실질심사에 출석한 중대장은 유족에게 왜 연락했는지, 숨진 박모 훈련병에게 할 말은 없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뒤따른 부중대장은 “죄송하다”고 짧게 답한 뒤 법원 청사로 향했다.
앞서 해당 중대장이 구속을 피하기 위해 훈련병 부모에게 지속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전날인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대장은 훈련병이 쓰러진 뒤 어머니와 전화할 때 죄송하다는 말 한 번 한 적 없고, 빈소에도 찾아오지 않았다”면서 “영장 신청을 앞둔 17일과 영장 청구를 앞둔 19일에 갑자기 어머니에게 ‘사죄를 드리기 위해 찾아뵙고 싶다’며 계속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이 중대장의 문자 발송은 구속을 면하려는 꼼수이자 유족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