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사업 빠진 국토부 연구용역··· "청주공항 날개 꺾이나"

입력
2024.06.19 17:10
청주공항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서
활주로 연장·신설 역점 사업 빠져
연장 '시기상조' 신설 '중장기검토'
"알맹이 빠져 거점공항 성장 한계" 
"수요 예측 문제, 부정확한 결론"
도 "7차 공항개발에 반드시 반영"



국토교통부가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진행한 연구용역에 활주로 연장 및 신설 사업이 반영되지 않자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항기 전용 활주로 신설을 촉구했던 지역에서는 “비상의 날개가 꺾였다”는 한숨마저 흘러나온다.

19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국토부가 발표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방안 마련 연구용역’에 여객터미널, 주기장, 주차장 등 공항 운영시설 확충 계획을 담았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국내선 여객터미널과 주차장 확장, 주차빌딩 신축, 주기장 확장 등 사업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참이다.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내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2029년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충북도가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주공항 활주로 관련 사업은 반영되지 않았다. 활주로 연장과 관련, 연구용역은 현재 화물물동량이 없는 상황을 지적하며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활주로 연장을 추진할 경우 추가사업비 부담과 공군 등 관계 기관의 반대 입장 등이 예상된다는 점도 적시했다.

활주로 신설에 대해서는 현재 활주로 용량이 항공기 운항횟수에 비해 여유가 있는 점을 들어 '장래 수요 파악 후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활주로 신설 예정지의 지장물과 비행제한구역 등 애로가 있는 사실도 지적했다.

활주로 사업이 연구용역에 반영되지 않은데 대해 지역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충북에서는 지자체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가 똘똘 뭉쳐 청주공항 민항기 활주로 신설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중인 터다.

‘청주공항 민간전용활주로 신설 추진 민·관·정 공동위원회’ 이두영 공동대표는 “민항기 전용 활주로를 확보하지 않으면 청주공항을 중부권 거점공항이자 신 행정수도 관문공항으로 키우겠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청주공항 활성화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민항기 활주로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도의 해석은 조금 달랐다. 김명규 경제부지사는 연구용역 내용 중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들어 “활주로 연장·신설 검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하다”고 평했다. 김 부지사는 “활주로 신설 적정성 검토가 추후 필요하다는 게 이번 연구용역의 결론”이라며 “사업의 단초가 마련된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이번 국토부 연구용역의 한계를 꼬집는 지적도 나왔다. 미래 항공수요 예측을 2021년 작성된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 자료에 근거하는 바람에 정확한 분석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도에 따르면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2040년 청주공항 예측 수요를 최대 487만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 정도는 올해 달성할 수도 있는 이용객 수다. 연구용역 예상보다 15년이나 앞서 가능한 규모로, 이번 연구용역 결과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청주공항 이용객은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며 급성장하고 있다. 작년 한해 이용객이 370만명을 돌파했고, 국제선이 크게 증가한 올해는 476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는 현재 도 자체적으로 진행중인 연구용역을 통해 민항기 전용 활주로 사업을 제7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6~2030년)에 반영되도록 힘을 쏟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자체 연구용역에서 활주로를 건설할 최적의 부지를 찾고,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국가정책에 반영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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