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극동 출발 평양행... 24년 만에 방북

입력
2024.06.18 22:14
19일 김정은과 9개월 만에 정상회담
'포괄적 협력 동반자 협정' 체결할 듯
북러관계 격상... 푸틴, 베트남도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방북을 위해 러시아 극동을 출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극동지역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 방문 일정을 마친 푸틴 대통령은 전용기를 타고 북한으로 향했다. 그는 이날부터 1박 2일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밤 평양에 도착하는 만큼, 대부분의 일정들은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19일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 회담, 공동 문서 서명, 언론 발표 등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번 방북 일정 중 북한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는 곳이자 북러 우호관계의 상징인 '해방탑'에도 헌화할 계획이다. 2000년 방북 때도 찾았던 곳이다. 다만 김일성 북한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방문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국방·우주·에너지 분야 수장들을 대거 이끌고 방북한다. 데니스 만투로프 제1 부총리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국방차관,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 등이 수행 명단에 올랐다. 특히 러시아 군 서열 1·2위가 평양을 방문하는 만큼, 북러의 군사 협력 강화 메시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북러 친선을 과시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그는 북한과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 결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 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중심의 국제 금융시스템 영향권을 벗어난 양국 간 결제체계를 만들고, 유엔의 대북제재에 구애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7월 러시아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찾아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했다. 이후 북한을 찾은 적은 없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이후 9개월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방북 일정을 마치는 19일 베트남 방문길에 오른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