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열나네…”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어린이 주기성 발열 질환 ‘파파증후군’

입력
2024.06.22 09:30

어린 자녀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열이 주기적으로 난다면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소아 주기성 발열 증후군, ‘파파증후군(PFAPA Syndrome)’일 수 있다.

파파증후군은 어린이에게서 나타나는 자가 염증 질환의 하나다. 주기적 발열, 아프타 구내염, 인두염, 림프절 비대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파파증후군은 10세 미만 어린이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1~4세에 집중적으로 나타나지만 드물게 어른에게도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3~5일 동안 38.5~41도의 고열이 생기고, 2~8주 간격으로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발열 기간 경부 림프절 비대, 아프타 구내염, 인두염이 동반된다. 드물게 복통, 관절통, 두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발열기 사이에는 무증상기를 보이며, 정상적인 발달과 성장을 경험한다.

박환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몇 번 발열 에피소드를 겪은 보호자는 열이 나는 시기를 예측해 병원을 미리 찾기도 한다”며 “그러나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보다 증상에 대해 보존적인 치료가 주로 이루어진다. 환자 및 보호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파파증후군 발생 원인은 선천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단백질 결함으로 인한 사이토카인 과분비 발생으로 추측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일 유전자 병적 변이로 인해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복합 유전 요인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파파증후군 진단은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흔히 감기라고 불리는 상기도 감염 등 파파증후군과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필요 시 적절한 호흡기 바이러스나 세균 검사 등을 통해 감별을 진행한다.

박환희 교수는 “감기는 발열과 편도염이 동반되고, 어린이집 등에서 다른 어린이에게 반복적으로 옮아 발열이 주기적으로 발생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파파증후군과 감기를 혼동하기 쉬운 이유”라고 했다.

이 밖에 감별이 필요한 질환으로는 3주 주기로 호중구 숫자 감소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 선천 면역 결핍 질환인 ‘주기 호중구 감소증’과, 2일 정도로 짧게 지속되는 주기적 발열과 관절염, 복막염, 가슴막염 및 발진 등 증상이 동반되는 유전 질환인 ‘가족 지중해열’ 등이 있다.

파파증후군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6개월 이내 자연히 호전되기도 하며, 수년간 지속되더라도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 증상 조절을 위해 소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재발을 막진 못한다. 편도절제술이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증상 호전 효과가 없고 수술해야 할 위험이 있기에 선택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다.

박환희 교수는 “파파증후군은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상기도 감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감기로 오인되면 불필요한 항생제 치료를 받게 되므로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며 “반복적인 발열이 의심되면 발열 날짜를 꼼꼼히 기록해 주기성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