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불닭볶음면' 폐기 이유, 매워서 아니고 위험해서?

입력
2024.06.17 14:17
유튜버 '스웨국인' 리콜 배경 추정
"외국 혐오…한국 낯설고 위험하다"
"우리 브랜드 있는데 수입해야 하나"
덴마크 식품청 "구토 등 관련 신고 약 10건"

덴마크 식품당국의 삼양식품 '핵불닭볶음면' 등 3종 제품 리콜 조치에 대해 한 스웨덴 유튜버가 외국 문화 혐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낯선 국가와 문화를 꺼리는 배타심이 과도한 규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스웨덴 출신 유튜버 '스웨국인'은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덴마크 한국 삼양 라면 금지시키는 진짜 이유는 외국인 혐오 심해서'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유튜버는 "스웨덴에서 오래 살며 덴마크도 몇 번 갔다 왔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데 (리콜의 이유는) 솔직히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웨덴, 덴마크 사람들이 다른 유럽 나라로는 여행을 많이 가지만 유럽 외 여행은 많이 안 한다"며 "한국, 일본, 중국 등 이런 나라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 특히 이런 분위기를 진짜 많이 느꼈다. 열 살 때 독일 친구는 '일본 라면 먹었다', '한국 음식 먹었다'며 스웨덴에도 그런 게 있냐고 물어봤을 때 우리나라는 수입품이 많이 없고 국내 생산물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직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유튜버는 이런 맥락에서 덴마크 당국이 불닭볶음면 3종 제품을 리콜했다고 추정했다. 그는 "수입품이 약간 위험하다는 마음, 한국이 낯설고 위험하다는 생각, 무서워서 수입 안 하고 판매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금지하는 것"이라며 "라면 먹고 싶으면 '우리 브랜드 라면 있는데 굳이 왜 수입해서 먹어야 하냐'고 생각하는 정부와 시민이 있다"고 했다.

이어 "물론 매운 게 위험할 수는 있지만 먹는다고 죽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덴마크는) 자기 나라 라면을 선호하니까 그냥 단순히 수입 안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코빌 2단계 불닭 제품…식품청 "관련 신고 10여 건"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은 앞서 11일 삼양식품의 '핵불닭볶음면 3배 매운맛', '핵불닭볶음면 2배 매운맛', '불닭볶음탕면'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 라면 한 봉지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수치가 급성 중독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덴마크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한 이들은 자체 폐기하거나 구입한 매장에 반품해야 한다.

식품청은 보도자료에서 리콜의 근거로 독일에서 매운 과자를 먹고 급성 중독을 겪은 어린이들의 사례를 언급했다. 식품청은 "조사된 라면에 함유된 칠리의 양이 문제의 매운 과자에 들어간 양보다도 많다"며 "부모들이 '극단적인' 라면 종류를 파악하고 피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식품청은 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리콜된 제품들을 먹고 구토와 복통 등 약 10건의 자국 내 신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각 증상의 심각도나 증상 보고가 이뤄진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유엔에서 매운맛을 구분 짓는 스코빌지수에 따르면 리콜된 불닭볶음면 3종은 4단계(마일드, 미디엄, 핫, 엑스트라핫) 중 두 번째 단계인 미디엄에 해당한다. 이는 할라피뇨 고추와 비슷한 수준이다. 리콜이 발표되자 온라인에선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덴마크가 과잉 대응했다"는 등의 토론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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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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