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관세 인상을 통한 소득세 폐지’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구상에 대해 “100% 이상의 관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고 일축한 셈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옐런 장관은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했던 대로, 연방 소득세를 관세로 대체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옐런 장관은 관세 인상과 관련, “그것은 미국 노동자들이 자신의 삶을 감당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고 미국 기업에도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공화당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소득세 인하 또는 폐지 △필요 재원은 관세 인상을 통해 마련 등의 아이디어를 거론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보수 성향 언론도 회의적 반응을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음 날 “관세로 소득세를 완전히 대체하려면 관세 인상에 따른 수입 감소가 없다고 가정할 때, 70% 이상 세율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연간 수입 규모는 4조 달러(약 5,528조 원) 미만이고, 소득세 징수액은 2조5,000억 달러(약 3,456조 원) 정도다.
옐런 장관은 이날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은 매우 힘든 시기였으나, 그 이전에도 다수 노동자를 비롯한 미국인들은 의료, 에너지, 교육·보육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지난 3년간 물가가 상당히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상승 속도가 정상 수준에 가까울 만큼 느려졌다”며 “해당 기간 동안 임금도 상승했고, 일반적인 미국인은 사는 게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