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가 짜릿한 기록들을 세우며 출발했다. 주최국 독일과 함께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가 다득점하며 승리했고, 스페인의 라민 야말이 대회 사상 최연소로 출전해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축구팬들에겐 'K리거' 선수들의 활약도 볼거리였다.
16일(한국시간) 영국 BBC방송은 "유로 2024가 개막해 단 4경기만 치렀지만 매우 신나는 시작을 알렸다"며 "여러 기록들이 한 번에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개막 4경기 동안 터진 득점이다. '죽음의 조' B조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알바니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승리했다. 이탈리아는 이날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알바니아에 2-1로 승리했다. 스페인은 B조 1차전 크로아티아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총 6골이 터졌다.
전날 독일이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5-1 승리해 순항했고, 스위스는 헝가리를 3-1로 제압했다. 개막 4경기 만에 총 16골이 터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BBC는 "16골 기록은 유로 1976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이라고 전했다.
스페인의 라민 야말(FC바르셀로나)은 크로아티아전에서 단연 돋보였다. 16세 388일로 출전해 유로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썼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연소 공격포인트' 기록도 올렸다.
야말은 2-0으로 이기던 전반 47분 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에게 크로스를 올려 쐐기골을 도왔다. 스페인의 선제골은 전반 29분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3분 뒤에는 파비안 루이스(파리 생제르맹)가 추가골을 넣었다.
야말은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도 기대주로 꼽힌다. 그는 빠른 발로 상대 진영을 흔들며 팀의 공격력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드리블과 패스 능력에 축구 지능까지 뛰어나 '바르셀로나 레전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견줄 만큼 성장하고 있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맹활약하며 빅클럽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또한 대회 최연소 주장도 탄생했다. 헝가리의 미드필더 도미닉 소보슬라이(리버풀)가 '23세 234일'로 유로 대회에 참가한 국가 중 최연소 주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가 알바니아에 역전승을 하긴 했지만 자존심을 구겼다. 단 23초 만에 골을 허용해서다.
이탈리아는 전반 시작하자마자 네딤 바이라미(사수올로)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바이라미는 이탈리아 수비수 페데리코 디마르코(인터밀란)의 애매한 패스를 가로챈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탈리아의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파리 생제르맹)를 제치고 골이 들어갔다.
20년 전 종전 기록보다 44초 빨랐다. 유로 2004 러시아와 그리스의 조별리그 당시 러시아의 드미트리 키리첸코가 1분 7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고, 팀의 2-1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최단시간 골 기록에도 불구하고 알바니아는 패하고 말았다. 알바니아의 시우비뉴(브라질)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이른 골로 경기를 잘 시작했다"면서도 "첫 골 이후 우리는 더 나은 경기를 했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이탈리아와 알바니아의 경기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자시르 아사니(광주FC)의 출전이었다.
아사니는 이날 이탈리아전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현재 광주에선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아사니는 이번 대회 첫 경기에 출전했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긴 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채 68분을 뛰고 교체됐다.
울산 HD의 공격수 마틴 아담(헝가리)도 전날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에 나섰다. 아담은 스위스전에서 후반 34분 교체 투입됐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