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 자원 부국인 이들 국가와 핵심광물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술로 만든 고속철을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3시 3분 공군 1호기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공항에 나온 정진석 비서실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귀국길에 오르기 전 15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를 방문했다. 사마르칸트 주지사를 지낸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부부와 자녀들까지 동행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직접 사마르칸트 4대 유적지(아프로시압 박물관, 레기스탄 광장, 지배자의 묘, 울루그벡 천문대)를 윤 대통령 부부에게 소개하고 설명했다. 아프로시압 박물관에는 7세기 경 고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조우관(새 깃털을 꽂은 관모)을 쓴 두 명의 사신이 등장하는 벽화가 있다. 양 정상 부부는 이 벽화를 관람하면서 1400년에 걸친 양국 친선의 역사를 함께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일정 전반을 우즈베키스탄 정상이 직접 함께한 것은 한국 정상을 예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부부와 가족들은 친교 일정을 마치고 공항까지 배웅을 나왔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이들 3개국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을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가 체결되면서, 핵심광물에 대한 지질조사에서 탐사·개발·정련·제련·상용화까지 전 주기에 걸쳐 한국의 참여가 보장된다. 우라늄, 몰리브덴, 텅스텐 등을 보유한 우즈베키스탄과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를 체결했다.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KTX이음이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되는 성과도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대로템과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는 고속철 6편성(42량) 공급계약을 맺었다.
우리나라는 내년 사상 처음으로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순방에 나섰던 3개국과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까지 5개국이 참가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4일 우즈베키스탄 현지 브리핑에서 "근래 70여 년 동안 현대 외교사에서 태도국,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이 모든 지역을 상대로 다자회의를 주최해본 나라는 미국과 중국 단 두 나라뿐"이라며 "중앙아시아는 신흥 전략지역으로 미국과 중국이 작년 9월과 5월에 (정상회의를) 실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중앙아시아가 한국에 호감을 갖고 전략적 협력을 모색하도록 우리의 하드 파워, 소프트 파워를 적절히 접목해나갈 것"이라며 "우리 국민과 기업의 활동 무대를 확장하고 우리를 돕고 우리와 협력할 우군 네트워크를 더 많이 만들어가면서 우리 일자리, 국부를 더 확대 창출하는 경제안보외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