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학대 당해" 채상병 전 대대장, 정신병원 퇴원 당일 인권위 진정서 냈다

입력
2024.06.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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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정신병원 폐쇄병동 입원했다가
13일 퇴원하며 변호인 통해 구제신청·진정
퇴원 당일 오후 대전현충원 채상병 묘소 참배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으로 경찰에 형사입건된 전 해병1사단 포병7대대장 이모 중령이 해병대 사령부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이 중령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13일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유하고, 이날 새벽 국민 신문고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 긴급구제 신청서와 진정서 제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진정서에 따르면 이 중령은 그동안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의 노골적인 차별과 고립 및 학대로 정신과 진료를 받다가 지난달 29일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했다. 입원 중에도 동기들에게 유서를 남기는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이 중령은 13일 퇴원했다. 김 변호사는 이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임성근 전 1사단장의 노골적인 차별과 고립 및 학대의 지휘를 멈추게 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와 함께 관련 진정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진정서에서 이 중령 측은 채 상병 사망 사고 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임성근 전 1사단장이 이 중령과 7포병대대 부대원 간 접촉을 차단하고, 이 중령의 해병대 내 공식 모임 참석을 막는 등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령은 현재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북경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채 상병 사망 전날인 지난해 7월 18일 ‘호우로 인한 수색 종료'를 건의했지만, 임성근 당시 1사단장이 이를 무시하고 수중수색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령 측은 또 이날 이 중령의 부친이 쓴 ‘해병대 제1사단 제7포병대대장 가족의 입장문’도 공개했다. 이 중령 부친은 이 입장문에서 “가족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을 유족들께 위로를 전하며, 채 해병의 천상명복을 빈다”며 “이 글이 해병대 조직문화에서 부당한 지시나 명령은 하달하면 안 된다는 의식을 일깨우고, 거부할 수도 있다는 조직문화 형성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썼다. 이날 오전 퇴원한 이 중령은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의 채 상병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정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