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대접 논란' 푸바오 먹방에 애교까지... 변함없는 일상 첫 공개

입력
2024.06.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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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국 반환 후 처음 쓰촨성서 공개
먹성·애교 그대로... 건강한 모습 과시
바이두 실시간 생중계... 중국서도 인기

12일 오전 9시 40분(현지 시간) 중국 서부 쓰촨성 청두시 선수핑기지 야외 방사장. 원형 창살이 달린 철문이 열리자 워롱중화자이언트판다원 실내 공간에 대기하고 있던 자이언트판다 푸바오가 반가운 얼굴을 드러냈다. 푸바오는 자신을 보기 위해 몰려든 중국인 관람객과 취재진을 한 차례 쓱 둘러보더니 천천히 야외 방사장으로 걸어 나왔다.

지난 4월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가 두 달여 만에 쓰촨성의 새 보금자리에서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중국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염려도 한국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푸바오는 이날 변함없는 '먹성'과 '남다른 애교'로 한국민들의 걱정을 날려 버렸다.

'벌러덩 눕기' '엉덩이 댄스'...여유 있는 애교 그대로

이날 방사장으로 나온 푸바오는 기지재를 켜더니 먼저 먹이통으로 다가갔다. 방사장에 설치된 바위 위로 올라간 푸바오는 이내 대나무 줄기 하나를 집었다. 입으로 껍질을 뜯어내기가 무섭게 줄기 하나를 해치우더니, 먹이통 하나를 아예 다리 사이에 끼고 앉아 본격적으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벌러덩 누워 먹는 '눕방'도 잊지 않았다. 벌떡 일어나 엉덩이를 흔드는 등 한국 생활 당시 푸바오 특유의 '여유 넘치는 애교'도 그대로였다.

푸바오를 실물로는 처음 본 중국인 관광객들은 몸짓 하나하나마다 "귀여워"라는 탄성을 쏟아냈다. 바이두 등 중국 인터넷 사이트들은 이날 '푸바오의 대중 첫 공개'라는 제목으로 푸바오와 중국 관람객의 첫 만남 모습을 대륙 전역에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푸바오의 새 보금자리 면적은 실내와 야외 방사장까지 합쳐 300㎡ 정도였다. 담장이 둘러진 공간에 나무, 연못, 바위가 어우러진 아늑한 환경이었다. 푸바오 혼자 생활하는 독립된 공간이지만 냄새와 소리로 이웃 판다들이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다고 중국 측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푸바오 시집? 조금 더 크면"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한국에 보냈던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한국에서 자연번식으로 태어난 첫 자이언트판다라 더 관심을 모았다. 푸바오는 용인 에버랜드에서 약 3년을 지내며 '푸공주', '푸뚠뚠', '용인 푸씨' 등의 애칭을 얻었다.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만 4세 이전에 중국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협약에 따라 지난 4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날 중국에서 다시 공개되기 전까지 털이 일부 빠진 모습 등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중국이 푸바오를 홀대하고 있다", "푸바오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이 대해 푸바오 전담 사육사 쉬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푸바오의 일부 탈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각종 건강검진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털 색깔이 변했다는 지적에는 "푸바오가 벽에 문지르고 노는 걸 놓아해서 그런 것"이라고 답했고, 정수리에 생긴 자국은 "미인점"이라고 표현했다. '푸바오의 신랑감이 정해졌느냐'는 질문에 그는 "암컷의 경우 5, 6세가 돼야 번식할 수 있다"며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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