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대에 계룡스파텔까지... 대전 소재 군 시설, 민·군 상생 공간으로 거듭난다

입력
2024.06.12 18:20
대전시-국방부 자운대 재창조 협약
2030년까지 현대화된 시설 조성
도심과 어울리는 군부대 재배치
유휴부지 동북부 신성장 거점 조성
양 기관 참여 상생협의회 운영키로
계룡스파텔 동시 추진 진행도 검토

국군 교육시설이 밀집한 대전 유성 소재 자운대가 시민에게도 열린 민·군 상생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자운대 인근 군 휴양시설인 계룡스파텔 재창조도 함께 추진하자는 대전시의 제안에 군도 긍정적 검토를 시사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2일 대전시와 국방부에 따르면 신원식 국방부장관과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10일 자운대에서 '민·군 상생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자운대 공간 재창조 사업을 통해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도심과 어울리는 군부대 위주로 재배치하되, 양 기관의 계획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군의 임무수행 여건과 정주환경이 개선되도록 민·군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자운대 공간 재창조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양 기관이 참여하는 민·군 상생협의회도 꾸려 운영하기로 했다.

국방부와 시는 앞서 지난해부터 상생발전을 위해 상호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업무협약 세부 내용을 협의해 왔다. 2030년까지 자운대에 대규모 실내체육관과 공동운동장, 고층아파트 등 군과 군 가족, 시민들을 위한 현대화된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198만평(650여만㎡)에 이르는 자운대 내 군 시설을 압축해 재배치하고, 주거시설은 현대화된 시설로 재창조하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운대는 대전 유성구 자운동, 신봉동, 추목동 일대에 들어선 대한민국 국군의 군사 교육 및 훈련 밀집 시설이다. 이곳에는 국군간호사관학교와 육군교육사령부, 육군군수사령부, 통신학교, 육해공 3군 대학 등 군의 다양한 교육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체력단련장(9홀), 주거시설 등도 갖추고 있다. 아파트(관사시설)는 1995년 처음 건물사용 승인을 받아 입주했는데, 노후화가 심해 거주가 불편하고, 건축 층고 제한(4층 이하)으로 군인가족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해 시설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원식 장관은 "이번 협약은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민·군 상생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첫 단추"라며 "국민의 입장에서 민·군 상생협력을 적극 추진해 지역사회와 군이 함께 발전하는 모델을 확대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이장우 시장은 "자운대 공간 재창조 사업 추진으로 군의 임무 수행 여건 개선과 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유휴 부지에는 대전 동북권의 핵심 신성장 거점을 조성해 민·군이 상생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자운대와 함께 인근 계룡스파텔 재창조 사업 동시 추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시장은 "유성구에 있는 군 휴양시설인 계룡스파텔 이전 및 활용과 관련해 함께 진행하자는 의견을 신 장관께 전달했고,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계룡스파텔은 1925년 일본인이 온천과 함께 개발해 온천병원과 휴양소로 이용되다 광복 후 군에서 인수했고, 2001년 현재의 모습으로 전면 리모델링됐다. 넓은 잔디를 가진 3성급 관광호텔로, 일반인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수질도 좋아 인기를 끌고 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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