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11일(현지시간) ‘불법 총기 소유’ 사건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사건 유죄 평결 이후, 다소 뒤져 있었던 지지율 격차를 거의 따라잡은 상태에서 악재를 만난 셈이 됐다. 2020년에 이어 올해 11월 5일 대선에서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될 전현직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점점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델라웨어주(州) 윌밍턴 연방법원의 헌터 사건 재판 배심원단은 이날 그의 총기 불법 소지 관련 3개 혐의 모두를 유죄로 평결했다. 2018년 헌터는 자신이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구입했는데, 지난해 9월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연방 중범죄에 해당하는 허위진술 및 불법 총기 구매·소지 혐의 등을 적용해 그를 기소였다.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 자녀에 대한 첫 형사 처벌이었다.
법적으로만 보면 헌터는 향후 최장 25년의 징역형이나 최대 75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러나 폭력적 상황에 연루되지 않은 초범은 무거운 형량을 받지 않아 왔다는 점에서, 헌터에게 심각한 수준의 징역형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예상이다. 이와 별개로 헌터는 탈세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해당 재판은 9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본인 사건이 아니라 해도 ‘가족 리스크’가 또 부각돼 곤혹스러운 상황이 됐다. 대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얼마 전만 해도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3%포인트 이상 열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선 거의 동률을 기록하며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사건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 조작 시도’ 등 다른 3건으로도 형사 기소돼 향후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