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공매도 재개 여부나 시기, 재개 방식 등에 대해서는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와 10일 공동으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3차 토론회'를 열고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을 아무리 늦어도 내년 3월 이전에는 구축해 운영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토론에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 시스템은 3단계로 구성돼 있다. 먼저 ①기관투자자가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을 통해 잔고 부족 시 공매도 주문이 들어가지 못하게 차단하며 ②수탁 증권사가 기관별 잔고관리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③마지막으로 한국거래소의 NSDS가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특히 ①단계와 ③단계 시스템을 서로 연결해 데이터를 검증하는 환류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처음엔 외인 투자자들이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지만, 긴 설득 작업 끝에 공감을 얻어냈다"며 "공매도 시장을 가급적 빨리 정상화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달 중 외인 및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각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다음 달 중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산 시스템 구축 업체 선정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개인투자자들은 대체로 시스템 구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해킹 가능성에 대한 우려, 처벌 강화 필요성 등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NSDS 정상가동 전 충분한 시범 운용 기간을 거칠 것"이라며 "NSDS 시스템을 운영하다 보면 자체적으로 오류를 수정하면서 고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제도개선 관련 최종안은 이른 시일 내 발표될 예정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개인, 기관, 외인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다각도 노력을 통해 마련한 최종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조기에 시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