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에이스 김광현(36)이 ‘8전 9기’ 끝에 개인 통산 162승을 달성했다.
김광현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삼진 4개를 곁들여 무실점 투구를 했다. 김광현의 호투 속에 SSG가 5-1로 이겼다.
지난 4월10일 키움전(6이닝 2실점) 이후 두 달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김광현은 60일 만에 시즌 4승(4패)째를 수확했다. 아울러 2007년 프로 데뷔 후 통산 162승(92패)을 기록해 역대 통산 다승 순위 공동 3위였던 정민철(161승)을 밀어내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1위는 송진우(210승), 2위는 KIA 양현종(172승)이다.
김광현의 승리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까지 두 달이 걸렸다. 김광현은 시즌 3승을 채운 뒤 8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를 떠안았다. 42이닝 동안 31실점을 허용해 평균자책점이 6.64에 달했다. 지난달 28일 인천 LG전에선 2.2이닝 7피안타(2피홈런) 4볼넷 7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졌다.
이번 시즌 한 경기 최소 이닝과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자, 시즌 첫 ‘무탈삼진’ 경기였다. 김광현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단 1개의 삼진을 잡지 못한 건 2015년 5월 14일 인천 두산전 이후 9년 만이었다. 결국 이튿날 이숭용 SSG 감독은 김광현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 1군 엔트리에서 뺐다.
한 차례 로테이션을 쉬어간 김광현은 8전 9기 끝에 승리를 챙겼다. 1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은 김광현은 2회말 2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유강남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4회말과 5회말엔 선두 타자를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를 병살타로 잡아냈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말엔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김광현의 호투에 SSG 타선도 응답했다. 2회초 선두 타자 추신수가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 나가자 2사 후 김민식이 우전 안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공격에서 박지환의 중전 안타에 이어 최지훈이 2타점 2루타, 박성한은 2루타를 터뜨려 단숨에 4-0으로 앞섰다. 4회초에는 신인 박지환이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로 데뷔 첫 홈런을 장식하며 1점을 달아났다. SSG는 김광현이 내려간 뒤 불펜진이 롯데 타선을 1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켰다.
김광현은 경기 후 “계속 승리를 거두지 못해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었지만 팀에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다”며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지만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주고 수비에서도 많이 도와줘 승리했다. 운이 좋았다. 팀원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승 단독 3위인데, 선발 투수로서 뜻 깊은 기록”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승수를 쌓고 싶다. 그 동안 승리를 따낼 수 있도록 도와준 야수들, 감독님 코칭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김광현은 “선발 투수들의 부진으로 팀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이닝과 승리를 책임지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