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상태로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보석 조건 위반 정황이 확인됐다. 법원은 "경각심을 가지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정 전 실장의 특정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선 대장동 민간업자인 정영학 회계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본격 재판 시작에 앞서 재판부는 정 전 실장에게 이달 4일 재판 이후 자정을 넘겨 귀가하기까지의 행적을 따져 물었다. 앞서 재판부는 총선을 앞둔 정 전 실장이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다녀오자 "자정을 넘어 귀가하거나 외박할 경우 법원에 사전 신고를 하라"며 보석 조건을 추가했다.
이에 정 전 실장 측은 "오후 9시 50분까지 식사를 하고 집 앞에서 (재판) 논의를 하느라고 이튿날인 5일 0시 30분쯤 귀가했다"며 "변호인들과 함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한 사실을 보호관찰소에 알렸냐'는 질문에는 "자정이 넘은 줄 모르고 있다가 5일 아침에 보고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변호인은 (피고인이) 자정 이전에 귀가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과태료 등 처분을 검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정 전 실장을 향해 "경각심을 가지라"며 "조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과태료를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실장은 2013∼2020년 성남시장 정책비서관과 경기도 정책실장 재직 시절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유착해, 사업자 선정 등 특혜를 몰아준 대가로 2억4,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구속 기소됐다. 민간업자 지분 428억 원을 나눠 갖기로 약정한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 등도 있다.
이후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사건과 병합해 재판을 받던 정 전 실장은 구속 5개월 만인 지난해 4월 전자장치 부착을 조건으로 석방됐다. 당시 재판부는 그에게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