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고가아파트 밀집 지역인 강남3구(강남·서초· 송파)에선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지역은 과거 전고점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바로미터 지역인 강남3구 집값이 들썩이면서 과열 조짐이 주변으로 옮겨붙는 건 아닌지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는 94.4를 기록했다. 11주 연속 오르면서 2022년 1월 찍었던 고점(104.3)의 90.5% 수준까지 올라왔다. 서울 구별로 집값 상승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강남구 매매지수는 101.7로 전고점(105.7·2022년 5월)의 96% 수준까지 회복했고 서초구(103.9)는 전고점(106.2·22년 7월)의 97.8%, 송파구(101.7) 아파트값은 전고점(105.4·22년 1월)의 96% 수준까지 올라섰다. 강남3구 지역의 집값 상승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가파른 셈이다.
이들 지역에선 신고가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4월 매매 거래 중 최고가 경신 거래는 210건으로, 전체 거래(2,293건)의 9.2%에 달했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 15일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2차 전용면적 196㎡(13층)는 사상 최고인 89억 원에 손바뀜 됐다. 1년 전엔 같은 층 아파트가 78억 원에 팔렸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도 지난달 24일 34억 원(4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26층)는 지난달 9일 역대 최고인 30억6,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24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1년 만에 30억 원 선을 돌파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23일 전세거래도 사상 최고인 20억 원에 체결됐다. 전셋값 강세가 고스란히 매맷값을 밀어올린 셈이다.
최근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서며 조정 국면이 거의 끝나갈 조짐을 보이자 투자 가치가 높은 최상급지를 향해 자산가들이 대거 몰린 여파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그간 강남3구 집값이 뛰면 주변 지역도 덩달아 뛰는 양상을 보인 만큼 상승 여파가 주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서울 외곽지역인 노원·도봉·강북구도 하락을 멈추고 상승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 규제 완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고 금리 하락 기대감이 커진 점도 집값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주택공급 부족 우려까지 더해지면 집값 불안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