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상승률이 36개월 연속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시기를 저울질하던 외식‧식품업체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2.8%)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7%)보다 0.1%포인트 높았다. 2021년 6월부터 36개월 연속 전체 물가를 웃돈 것으로, 외식물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는 뜻이다.
39개 외식품목 중 23종이 전체 평균을 상회(지난달 기준)했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건 떡볶이(5.4%)였다. 도시락(5.3%), 김밥‧비빔밥(5.2%), 칼국수(4.3%) 등 서민음식이 뒤를 이었다. 설탕과 소금, 식용유 가격 등이 두 자릿수 오름폭을 기록하는 등 원재료 값이 오른 게 외식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4.8%)을 기점으로 줄곧 하향 추세인 만큼 외식물가가 안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5일 서울 중구 소재 패스트푸드점을 찾아 “외식물가는 아직까지 전체 소비자물가를 상회하고 있지만 상승폭이 빠르게 줄어드는 품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축산물물가는 3월 정점 이후 확연하게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고 올해 사과‧배의 생육 상황도 양호해 현재와 같은 가격 상승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향 안정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 가격 인상을 억눌러 온 식품‧외식업체가 속속 가격을 올리고 있어서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물가 안정을 위해 두 차례 인상을 유예했다며 4일부터 치킨 가격을 평균 6.3%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도 이달부터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델몬트주스 등 6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할 계획이다. 지난달 CJ제일제당과 광천김 등이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조미김 시장 1위 업체 동원F&B도 1일부터 김 가격을 15% 안팎 올렸다. 지난달 김 가격은 17.8% 뛰며 2018년 1월(19.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샘표식품은 이달 중순 간장 제품 30종의 가격을 평균 7.8% 올릴 예정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향후 물가 상승률은 점진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서비스물가 불안 등으로 고물가가 빠르게 잡히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