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 스케이트 국가대표 출신 김대철(44)씨가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씨는 3월 15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숨졌다. 김씨는 2월 13일 갑상선 수술을 받은 부위에 이상이 생겨 응급실로 이송되던 중 심정지가 발생한 뒤 뇌사 상태가 됐다.
서울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씨는 어렸을 때부터 책임감이 강했다. 바쁜 부모를 대신해 동생을 잘 챙겼다. 밝고 유쾌해 다른 이들이 그를 많이 따랐다. 따뜻한 성품으로 어려운 사람을 보면 늘 먼저 다가가 도움을 줬다.
어릴 적부터 인라인 스케이트 타는 것을 좋아한 그는 국내 최초로 어그레시브 인라인 국제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어그레시브 인라인은 각종 구조물을 이용해 기술을 선보일 수 있게 바퀴가 가볍고 무게중심이 낮게 설계된 스케이트를 말한다.
어깨 부상으로 은퇴한 그는 스포츠매장을 운영하며 인라인 스케이트에 대한 애정을 이어갔다. 대한익스트림스포츠연맹 이사, 국제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인라인 스케이트 발전에도 이바지 했다.
김씨의 가족들은 그가 누군가를 살리고 떠난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김씨의 아내 김연희씨는 "지난 19년 동안 함께 나눈 사랑과 행복한 기억들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당신과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우리에겐 선물이었다"며 "하늘나라에서 우리 가족 모두를 지켜달라. 당신은 듬직하고 다정한 최고의 아빠이자 남편이었다"고 그리운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