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직 참모들이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위스콘신주(州) 선거인단을 가짜로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조시 카울 위스콘신주 법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직 선거 참모인 마이클 로만(51)과 변호사인 케네스 치즈브로(62), 제임스 트루피스(62)를 위조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선거인단으로 선출되지 않은 공화당원들을 선거인단인 것처럼 속이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죄 확정 시 각각 최대 징역 6년과 1만 달러(약 1,400만 원) 벌금이 선고되는 중범죄다.
미국 대선은 각 주의 유권자가 선거 당일 투표하면 해당 주의 대표 격인 선거인단이 나중에 따로 모여 투표 결과대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이다. 총 538명의 선거인단이 50개 주와 워싱턴에 해당 주의 상·하원 의원 수만큼 배정되는데, 각 주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전부(네브래스카와 메인주 제외)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다.
위스콘신주에는 10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돼 있는데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약 2만 표 차로 승리해 10명을 전부 차지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위스콘신에서 재검표를 시도하면서 부재자 투표 수십만 건을 무효로 처리하려고 했으나 주 대법원이 이를 저지했다.
주 대법원 판결이 나온 2020년 12월 14일 10명의 공화당원이 위스콘신 주의회에 모여서 자신들이 진정한 선거인단이라고 주장하는 서류에 서명했다. 당시 트럼프 측은 다른 6개 주에서도 비슷한 회동을 했으며 자신들이 실제 선거인단이라고 주장하는 공식 문서 같은 서류를 연방의회와 국립기록원 등에 보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 서류를 근거로 2020 대선 결과가 사기라고 주장하며 의회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증하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앞서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 조지아주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한 공화당원들이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