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면… 결막염 아닌 포도막염?

입력
2024.06.04 21:40

눈이 빨갛게 충혈되거나 뻐근하게 아프면 눈에 염증이 생긴 신호다. 주로 알려진 염증성 눈 질환으로는 결막염이다. 그런데 포도막염 증상도 결막염과 비슷하다. 포도막염은 방치하면 자주 재발하고 합병증이 생기며 심하면 실명할 수 있다.

결막염과 포도막염은 염증이 생기는 부위가 다르다. 결막염은 눈을 외부에서 감싸고 있는 조직인 투명한 결막에 생긴 염증성 질환이다. 결막에 염증이 생기게 되면 눈이 충혈되고 눈물 증가, 부기 등이 나타난다.

우리 눈은 몇 겹의 막으로 둘러싸인 구조다. 포도막은 안구 중간에 있는 막으로 홍채·섬모체·맥락막으로 구성돼 있다.

포도막염은 포도막에 발생한 염증을 뜻하지만, 인접 조직인 망막, 유리체, 각막에 염증이 동반되고 염증이 퍼질 수 있다. 안구 내에 발생하는 염증을 포도막염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유행성 결막염은 눈 이물감·가려움증·통증·충혈 등이 발생한다. 포도막염에서도 통증·충혈·눈부심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물감과 가려움증은 거의 없다. 충혈 양상도 결막염에서는 흰자위에 전반적으로 생기지만, 포도막염은 검은 동자 주변에서 주로 심하게 발생한다.

포도막염의 전형적인 특징으로는 밝은 빛을 받으면 눈이 부시면서 시력이 감소하며,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두 눈에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한쪽에만 나타나기도 한다.

염증이 빠르게 악화되는 급성 양상과 천천히 악화되는 만성 양상을 함께 보인다. 일반적으로 결막염보다 오래 지속되거나 재발될 때가 많다.

포도막염 발생 원인으로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에 의한 감염성 원인과 자가면역질환 같은 비감염성 원인이 있다.

심하지 않은 포도막염은 치료하면 낫지만 염증이 오래되면 합병증으로 백내장, 유리체 혼탁, 녹내장 등을 초래하게 된다. 더 진행되면 황반부종, 맥락 망막 위축 등으로 시력 감소가 심해지며 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대부분의 포도막염은 내인성 염증으로 인체의 자가면역 반응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자가면역이란 자신의 세포를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해 염증 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자가면역에 의한 포도막염은 특별히 다치거나 감염 질환을 앓은 적이 없지만 안구 내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관절염, 혈관염 등 다른 염증 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강민재 세란병원 안과센터 과장은 “포도막염은 원인을 알 수 없을 때가 많고 한 번 치료해도 자주 재발한다”며 “증상만으로는 감염성과 비감염성 원인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광범위한 안과 검사 및 필요시 혈액검사 등을 포함한 전신 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고 했다.

강 과장은 “감염 원인이 되는 감염원이 있거나 전신 질환이 진단되면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며 “포도막염을 앓았던 환자는 치료해 가라앉더라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컨디션이 저하되면 재발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