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시설을 완비해 정품과 유사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대규모로 제조·판매한 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에게 압수한 가짜 비아그라 등은 약 150만 정이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2020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남 무안군의 인적이 드문 산 중턱 농가에서 가짜 비아그라 등 불법 발기부전치료제 14종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로 60대 형제 2명을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식약처는 세 달간의 수사 끝에 주범인 형을 전날 검찰에 구속 송치했고, 공범인 동생은 불구속 상태로 넘겼다.
수사 결과 이들은 제조 공장에 원료 혼합기부터 타정기, 정제 코팅기, 포장기까지 전 공정 생산시설을 구비했다. 가짜 비아그라 등 8종은 국내에 허가된 정품과 유사한 색과 모양으로 만들었고, 정품처럼 2정씩 낱개 포장한 뒤 첨부 문서(사용설명서)까지 곁들였다. 나머지 6종은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만 넣어 임의로 제조했다.
불법 발기부전치료제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성인용품점 두 곳에서 판매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현금으로만 거래했고 관련 장부를 일절 작성하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식약처는 이들의 제조 공장과 성인용품점 등에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약 150만 정(160억 원 상당)과 원료, 장비 등을 전량 압수했다. 식약처의 불법 발기부전치료제 수사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범행 수법과 동종범죄 전력 등을 감안해 범죄 장소로 사용한 제조 공장(토지 및 건물) 몰수도 추진한다. 민사상 가처분 신청으로 재산 동결 조치는 완료한 상태다. 성매매 건물, 음주운전에 이용된 차량 등을 몰수한 사례는 있지만 불법 의약품을 제조한 공장에 대한 몰수 시도는 처음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는 반드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라 가짜 제품을 복용할 경우 심근경색, 뇌혈관계 출혈, 지속발기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에 이미 구입했더라도 먹지 말고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