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로 눈물 흘렸던' 비니시우스, UCL 결승서 비매너 경기 펼쳐 여론 악화

입력
2024.06.03 17:15
뮌헨과의 UCL 4강 2차전에서도 키미히 조롱

눈물을 흘리며 인종차별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던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계속해서 비매너 플레이를 보이자 그를 동정하던 여론이 비판론으로 돌아섰다.

비니시우스는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어 레알 마드리드의 통산 15번째 UCL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비니시우스는 팀의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매너 경기를 펼쳐 여론이 좋지 않다.

이날 비니시우스는 0-0으로 접전을 벌이고 있던 전반 35분 도르트문트 골키퍼 그레고르 코벨에게 무리한 태클을 시도해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5분이 지나기도 전에 다시 한번 무리한 플레이를 펼쳤다. 도르트문트의 마츠 홈멜스가 비니시우스의 볼을 빼앗기 위해 태클을 가했는데 비니시우스는 접촉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넘어지면서 파울을 유도했다. 해당 경기 이후 조제 무리뉴는 "이건 전반에 퇴장당했어도 할 말 없는 플레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일부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진절머리가 난다", "인종차별과 별개로 그런 플레이를 보여선 안된다"라며 그를 비난했다.

비니시우스의 비매너 경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비니시우스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UCL 4강 2차전에서 고의성을 갖고 시간을 지체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가 역전 골을 넣은 후 볼이 아웃됐고 레알 마드리드가 스로인을 할 차례가 됐다. 이에 뮌헨의 요주아 키미히가 볼을 직접 갖고 온 뒤 비니시우스에게 전달했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러 볼을 놓치며 시간을 끌었다. 키미히가 다시 한번 볼을 갖고 와 비니시우스에게 건네도 비니시우스는 공을 저 멀리 보내버렸다.

앞서 비니시우스는 한 기자회견장에서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축구하는 것이 점점 싫어진다"며 눈물을 흘렸다. 실제로 비니시우스가 경기장에 등장할 때마다 일부 축구 팬들은 '원숭이'라며 그를 조롱했다. 비니시우스가 인종차별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이후 "인종차별을 없애야 한다", "비니시우스가 너무 불쌍하다"라는 여론이 축구계를 장악했다. 하지만 비니시우스가 지속해서 비매너 경기를 펼치자 팬심은 그를 향한 동정보다는 비매너 경기를 비판하는 여론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최이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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