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멍든 채 숨진 여고생… 공범 2명도 학대치사죄 적용

입력
2024.06.03 12:15
경찰, 교회 합창단장·단원 검찰 송치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교회 합창단장과 단원이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한 교회 합창단장 A(52)씨와 단원 B(41)씨의 죄명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변경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A씨 등은 최근 인천 남동구 교회에서 C(17)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C양과 함께 교회에서 지낸 여성 신도 D(55)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D씨의 범행 경위와 공범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해온 경찰은 A씨와 B씨가 학대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각각 체포했고 이틀 뒤 구속했다.

경찰은 A씨 등이 지난 3월부터 교회에서 생활해온 C양을 여러 차례에 걸쳐 학대했고, 그로 인해 C양이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D씨는 지난 15일 오후 8시쯤 교회에서 “C양이 밥을 먹다가 의식을 잃었다”고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출동했을 당시 C양은 온몸에 멍이 들고 두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한 채 교회 내 방 안에 쓰러져 있었다.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인 C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인 다음 날 0시 20분쯤 숨졌다. A씨 등은 경찰에서 "C양의 자해 행위를 막기 위해 묶어 놓았다"며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환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