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4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대전 구단은 "황 감독을 대전의 제15대 사령탑으로 낙점했다"고 3일 발표했다. 황 감독은 지난 2020년 9월 성적 부진으로 대전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4년 만에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게 됐다.
황 감독은 곧바로 팀에 합류해 대전의 감독으로서 공식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2주 간의 A매치 휴식기가 끝난 뒤 오는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포항전을 전격 지휘할 계획이다.
구단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K리그1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타파하며 새로운 변화와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외 리그와 국가대표 팀에서 선수, 지도자로 풍부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황 감독이 선수단을 통솔하는 리더십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황 감독은 지난 4월 말 U-23 대표팀에서 물러난 이후 한 달여 만에 지도자로 돌아왔다. 그는 U-23 대표팀을 이끌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21년부터 U-23 대표팀을 지휘한 그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승 우승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 4월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끈 인도네시아에 충격패해 탈락했다. 파리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놓침과 동시에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도 무산돼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에 의해 A대표팀 임시 감독직까지 겸하면서 비판의 강도는 더 컸다.
황 감독은 다시 K리그에서 명예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대전은 리그 11위(승점 14·3승 5무 8패)로 강등권에 놓여 있다. 지난 2일 대구FC를 상대로 오랜만에 승전고를 울리긴 했지만, 그 전까지 3연패 수렁에 빠져 기력을 상실했었다. 황 감독은 대전의 강등 위기를 막을 소방수로 투입돼 팀의 사기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황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 재임 5년 동안 3개의 트로피(정규리그 1회·FA컵 2회)를 들어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당장 상위권 팀들과 대결이 코앞이다. 15일 포항(3위)을 시작으로 22일 광주(7위), 25일 김천(2위), 29일 수원FC(5위) 등과 줄줄이 맞붙는다. 황 감독은 "팀이 현재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과 책임감도 무겁게 안고 있다. 그동안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빠르게 팀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