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첫방] '신데렐라를 꿈꾼다', 과제는 슬기로운 변주

입력
2024.06.01 11:49
지난달 31일 공개된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신데렐라 이야기의 유쾌한 변주

'신데렐라'를 재해석한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가 시청자들을 찾았다. 과제는 고전 동화의 슬기로운 변주다. 그저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 팔자를 고치는 여성의 이야기는 더 이상 안방극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지난달 31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가 베일을 벗었다. 이 작품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데렐라가 되기로 마음먹은 여자가 사랑 따위 믿지 않는 백마탄 재벌 왕자를 만나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욕망 쟁취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다.

신재림(표예진)은 아버지(류승수)가 죽고 계모, 새언니와 남게 됐다. 이후 "널 위해 마지막으로 준비해 둔 게 있다"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기억하고 서랍을 열었다. 서랍 안에는 "여기 들어가서 부자 남편 만나 팔자 펴라"라는 아버지의 쪽지와 함께 청담헤븐 매니저 채용 공고문이 있었다.

공고문을 본 신재림은 언니의 명품 구두를 신고 청담헤븐으로 향했다. 친구는 문자를 통해 "잘 지원했다. 성공을 위해선 과감한 럭키드로우가 필요하다. 일단 청담헤븐 들어가서 유리구두 막 던지다 보면 뭔 일이 날 거다"라고 말했다. 메시지를 확인한 신재림은 구두를 떨어뜨렸는데, 청담헤븐의 사장 문차민(이준영)이 이 물건을 들고 있었다. 문차민은 "살인미수로 고소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는 누구나 아는 동화 '신데렐라'를 변주한 이야기로 시선을 모았다. 신재림의 꿈에 호박이 등장하고 결혼식장에서 호박 디저트가 나오는 등 '신데렐라'를 떠올리게 만드는 장치 또한 돋보였다. 주인공들의 대사와 이금희의 내레이션은 제법 유쾌했다.

표예진과 이준영은 안정적인 연기력을 자랑했다. 표예진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신재림의 속내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혹독한 다이어트를 포기하거나 언니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준영은 우산을 활용해 싸우는 화려한 액션 장면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만 신데렐라의 클리셰를 유쾌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시대다. 신재림 아버지의 유언대로 그저 부자 남편을 만나 팔자를 고치는 것은 요즘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여자 주인공은 왕자와의 사랑을 이뤄내는 동시에 자신 나름대로의 삶을 개척해야 한다.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가 대중이 사랑하는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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