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스위트홈' '기생수: 더 그레이'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작품을 앞으로 유선통신기업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인터넷(IP)TV 'B tv'에서 바로 볼 수 있게 된다. 두 회사가 망 사용료를 둘러싼 분쟁을 끝내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지 8개월 만이다.
30일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이날부터 B tv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내장된 셋톱박스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다. 아울러 B tv와 넷플릭스 서비스를 조합한 신규 요금제 4종도 출시된다. 이날 공개된 요금제는 SKB의 'B tv All'(257채널)과 'B tv 스탠다드'(234채널)를 넷플릭스의 프리미엄·스탠다드 구독 상품과 각각 조합한 총 4종이다.
'B tv All' 인터넷 결합상품과 넷플릭스 프리미엄을 합친 상품은 3년 약정 기준으로 월간 구독료가 3만1,000원인데 이는 B tv All(1만6,500원)과 넷플릭스 프리미엄(1만7,000원)을 따로 구독할 때에 비해 월 2,500원 이득이다. 현재 B tv와 넷플릭스를 각각 따로 이용 중인 고객 가운데 B tv의 '스마트3 셋톱박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둘을 합쳐 전환 가입도 된다.
앞으로 양측의 협업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B tv 메뉴에서 넷플릭스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버튼이 달린 리모컨을 내놓았고 신규 셋톱박스 출시와 협업 행사도 준비 중이다.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인 SK텔레콤도 넷플릭스와 장기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SKT의 구독 서비스 'T우주'에 넷플릭스 관련 상품이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2023년까지만 해도 망 사용료 납부 여부를 두고 소송전을 벌였지만 지난해 9월 소송전을 끝내고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협업의 길이 열렸다. 당시 업계에선 한국 정부와 정치권에서 망 사용료 납부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을 고려한 넷플릭스가 당사자 간 합의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세계 최대 OTT인 넷플릭스를 제공할 수 없었던 약점을 벗고 인기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추가 수익 창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 담당은 "실시간 방송, VOD(다시보기), OTT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이번 요금제 출시로 B tv와 넷플릭스 고객 모두 더욱 편리하고 풍부한 미디어 서비스 경험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