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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시오반 컬런)는 영국 가디언의 탐사보도 기자다. 그는 부주의로 취재원을 죽음으로 내몬다. 자칫 형사처벌까지 받을 위기다. 담당 부서장은 도피성 출장을 지시한다. 아일랜드 외딴 마을 보드킨에 가서 유명 팟캐스터 길버트(윌 포테)의 취재를 도우라고 한다. 정통 언론인을 자부하는 도브로서는 자존심 구겨질 일이다. 보드킨에서는 25년 전 세 명이 감쪽같이 사라졌는데, 자질구레한 사건으로 여겨진다.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도브는 우연히 특종의 냄새를 맡는다.
25년 전 사건은 지역 축제가 열린 밤에 벌어졌다. 여자 두 명과 남자 한 명이 실종됐다. 십대 초반의 한 소년은 며칠 후 숲 속에서 발견됐다. 총명했던 아이는 나사 풀린 모습이었다. 세 사람을 찾으려는 노력은 딱히 없었다. 길버트와 그의 보조원 에미(로린 카라)는 재미있는 팟캐스트 내용이 될 거라 설렌다.
도브는 다르다. 그는 마을에 사는 험상궂은 남자 시무스(데이비드 윌모트)를 보고선 악명 높던 마약 밀매업자와 동일인임을 알아챈다. 얼마 전 저지른 치명적 실수를 특종으로 만회하고 런던으로 돌아갈 수 있다. 길버트와 도브는 전혀 다른 속셈으로 마을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탐문한다.
마을은 수수께끼로 둘러싸여 있다. 도브 일행 현지 운전기사로 고용된 숀(크리스 월리)은 억센 아일랜드 영어를 쓰면서도 자신을 루마니아인으로 소개한다. 길버트와 도브가 가는 곳에는 취재를 방해하는 위협이 도사린다. 누가 무엇 때문에 25년 전 일을 묻어두려고 하는 걸까.
드라마는 정통 언론인 도브와 새 언론인 유형을 자처하는 길버트의 갈등을 지렛대로 보드킨의 비밀을 들춘다. 선량한 사람들이 모인 평화로운 마을로만 보이나 주민 간의 대립이 있고 범죄가 숨어 있다. 주민들이 감추고 싶던 치부가 드러나면서 도브와 길버트는 공생 관계를 구축하게 된다. 특종과 팟캐스트 히트 앞에서는 영원한 적은 없다는 듯.
시작부터 끝까지 차갑고 씁쓰레한 웃음이 이어진다. 도브가 팟캐스트를 엉터리 저널리즘이라고 맹비난할 때 길버트는 의외의 취재 성과를 올린다. 길버트는 기성 언론의 비도덕성을 꼬집으면서 자신도 속임수를 쓴다. 도브와 길버트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듯하지만 각자 삶의 상처를 감추기 위한 안간힘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뒤로 갈수록 반전이 이어진다. 출생의 비밀이 끼어들고 실종자가 의외의 행적을 보였음이 밝혀진다.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의 서스펜스나 스릴은 없으나 유머와 예상을 벗어난 이야기 전개가 제법 보는 재미를 빚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