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여행가는 달’에 맞춰 평시 접하기 힘든 이색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대부분 지역 축제의 일환으로 진행해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경남 남해군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 좁은 물목인 지족해협은 물살이 거세다. 조수에 따라 시속 13~15㎞에 이르니 웬만한 강보다 흐름이 빠르다. 이런 환경을 이용해 오래전부터 대나무를 발처럼 엮고 세워 물고기를 가둬 잡는 죽방렴이 발달해 왔다. 조선 예종 원년(1496)에 편찬된 ‘경상도 속찬지리지’에 ‘방전에서 석수어, 홍어, 문어가 산출된다’고 적혀 있는데, 방전이 곧 죽방렴이다.
지족해협 일대에는 현재 23곳에 죽방렴이 설치돼 있으며, 4월부터 11월까지 활발한 어업활동이 이뤄진다. 주로 잡히는 어종은 멸치다. 울타리에 갇힌 물고기는 다시 바다로 나가려 힘을 다해 퍼덕거리는데 이때 탄력이 생겨 맛이 더욱 좋아진다고 한다.
지족해협 죽방렴 체험은 5월부터 10월까지 물때와 날씨에 맞춰 진행된다. 여름에는 장마, 가을에는 수온 하락이라는 변수가 있어 6월을 가장 적합한 시기로 추천한다. 올해 6월 체험 가능 일자는 8일과 22일이다. 참가자를 대상으로 특별 해설이 곁들여지고, 죽방렴 멸치를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또 바로 잡아 조리해 주기 때문에 싱싱한 멸치를 맛볼 수 있다. 예약(지족어촌체험마을.kr)이 필수다.
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모래에 서식하는 작은 민물조개다. 조개잡이 체험은 주로 바닷가 갯벌에서 이루어지는데 재첩잡이는 섬진강 하구 깨끗한 강에서 진행된다. 하동에서는 재첩을 강에서 사는 조개라는 의미로 ‘갱조개’라고도 부른다.
해양수산부는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2018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7월엔 국내 어업분야 최초로 세계중요농업유산에도 등재됐다. 손틀어업은 강바닥을 긁어 재첩을 채취하는 방식이다. 강물에 몸을 담근 채 긴 막대 끝에 부챗살 모양 긁개를 단 ‘거랭이’로 강바닥을 긁은 후, 물속에서 살살 휘저으면 잔모래는 빠져나가고 재첩만 남는다.
주로 4월 중순부터 10월 말 사이에 채취하는데, 조갯살이 도톰하게 오르는 5~6월이 제철이다.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하동 송림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제8회 섬진강문화재첩축제’ 기간에 손틀어업을 체험할 수 있고, 다양한 재첩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찾아라! 황금재첩’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진짜 금을 강바닥에 숨겨 놓아, 재첩을 잡으며 행운을 건질 수도 있다.
충남 아산 외암마을은 조선시대 상류층, 중류층, 서민 가옥 등이 상당수 원형대로 남아 있어 국가민속문화유산에 지정돼 있다. 돌담길을 걸으며 느긋하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이곳에서 6월 6일부터 8일까지 ‘외암마을 야행 축제’가 열린다. 마을 곳곳에서 달빛 콘서트, 인문학 콘서트, 예술장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가자에게는 밤마실 기분을 즐길 수 있도록 청사초롱을 제공한다.
마을 입구에서 조선시대 이미지를 접목한 미디어아트가 예정돼 있고, 상류층 가옥에서 전통혼례 체험이 열린다. 고즈넉한 정자와 사랑채에서 다도체험도 이루어진다. 마을의 상징 건재고택에선 외암서당이 열리고, 고택 앞에는 민속놀이터가 펼쳐진다. 외암마을 야행은 3일 동안 오후 6시에서 10시까지 진행되며 일부 프로그램은 예약제로 운영한다. 자세한 내용은 마을 홈페이지(asannigh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천 감천면 천향리 석송령은 수령 700년으로 추정되는 반송이다. 줄기 둘레 4.2m 높이 11m에, 밑동에서부터 넓게 퍼지며 자라 나뭇가지 폭은 무려 30m에 이른다. 이만하면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숲이다. 석송령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또 있다. 토지를 소유한 까닭에 매해 꼬박꼬박 16만 원가량의 재산세를 낸다. 서쪽으로 보이는 천향보건진료소, 천향1리마을회관 일대가 석송령 땅이다.
천연기념물이라 평시에는 보호책 밖에서만 볼 수 있는데 6월 8, 9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나무 그늘 안으로 들어가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700년 거목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다. 동시 출입 인원은 뿌리 보호를 위해 30명으로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