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메모리(HBM) 수주 불발 소식에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삼성전자 주가가 극적으로 반등하며 상승 마감했다.
27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00원(1.71%) 오른 7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부터 내리막을 걸으면서 오전 한때 7만4,000원까지 내렸으나, 장 후반 반등에 성공해 7만8,200원까지 찍고 상승 폭을 줄였다. 시가총액 1위 종목 주가가 하루 새 5% 넘게 널뛴 것이다.
앞서 24일 삼성전자의 최신 HBM 반도체가 미국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납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나오자 주가는 7만5,900원(종가 기준)으로 하락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7,140억 원어치를 팔아 치웠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4,310억 원, 2,530억 원씩 사들여 1거래일 만의 반등을 이끌었다.
그간 낙폭이 과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 반도체 업종 안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주가 흐름 괴리가 커지면서 각각 매수와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오전 장에서 SK하이닉스는 20만9,0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반납, 전 거래일 대비 2,900원(1.46%) 오른 20만1,5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비중 확대’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필드 테스트 결과 일부 결점이 발견됐을 수 있지만, 상호 간 협의와 계약 조건으로 보완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SK하이닉스만으로 대응하기에는 물량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공정 난이도 급증에 따른 공급 제약, 경쟁자들의 단기 추가 대응 여력 한계 등으로 인한 HBM 공급 부족은 삼성전자의 시장 진입 당위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상승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39포인트(1.32%) 오른 2,722.99로 마감했다. 5거래일 만의 상승이다. 코스닥도 8.58포인트(1.02%) 오른 847.99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