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운반선(PCTC)이 항구에 정박하는 동안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포집·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27일 알렸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정박 중인 선박에 대해 점차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미국 선박용 배기가스 처리업체 스택스 엔지니어링과 해양 배기가스 포집·제어를 위한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2025년 1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니시아,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와이니미 항구에 입항하는 자동차 운반선에 스택스 엔지니어링의 배기가스 포집·처리 시스템을 적용한다. 이 업체의 설비는 정박한 선박의 배기가스를 모은 뒤 필터링해 환경오염 물질의 95% 이상을 없앨 수 있다고 현대글로비스는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국(CARB)이 제정한 '선박 정박 중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배출량 80% 감축 강제화'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이뤄졌다. CARB는 2023년부터 캘리포니아주에 입항하는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해당 규정을 시행했고 내년 1월부터 적용 대상을 PCTC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캘리포니아주의 또 다른 자동차 물류 거점인 샌디에이고 항만에서도 배기가스 처리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글로비스는 또 2028년까지 도입하는 PCTC 30척을 통해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실은 PCTC 총 30척을 확보할 예정인데 이 배들은 육상전원 공급설비(AMP) 사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부두에 접안한 상태에서 자체 유류 발전기를 돌릴 필요가 없어 유럽연합(EU)의 탄소 배출거래제 등에도 무리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국내 13개 주요 항만의 248개 선석에 AMP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우리나라 정부 계획에도 맞아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