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강형욱 "CCTV 직원 감시용 아냐... 아들 험담에 눈 뒤집혀"

입력
2024.05.24 20:46
24일 유튜브에 1시간여 해명 올려
"사무실 CCTV, 감시용 아니었다"
"메신저, 아들 욕 보고 참지 못해"
"스팸 선물 나누며 봉투 썼을 뿐"
"레오, 마지막까지 많이 아팠다"

직원 갑질 논란 등이 불거진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39) 보듬컴퍼니 대표가 "직원들을 폐쇄회로(CC)TV로 감시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24일 해명했다. 각종 의혹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강 대표 부부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1시간 분량의 영상을 올려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강 대표는 먼저 "섭섭함을 느낀 직원이 있다면 사죄드리고 싶다"면서도 "허위 억측과 비방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입을 뗐다.

CCTV로 직원 감시는 아냐... 메신저 열람은 인정

강 대표는 CCTV로 직원을 감시했다는 갑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CCTV는 도난이나 외부인 출입, 혹은 훈련 중인 개들로 인해 물림 사고가 생길 가능성을 대비한 방범용이지, 감시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사무실을 처음 열 때 CCTV를 함께 설치했어야 했는데 일하던 도중에 달려고 하니 '감시용이냐'는 말이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직원 탈의실에 CCTV를 설치했단 의혹에 대해선 "제보로 나온 CCTV 화면은 애초에 탈의실이 없던 잠원동 시절 사무실인 데다, 옷을 갈아입는 직군이 아니다"라며 "(제보에 나선) 그분이 잘못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반박했다.

직원들의 사내 메신저를 감시했다는 폭로에 대해선 "허락 없이 본 건 맞다"고 인정했다. 보듬컴퍼니 이사인 강 대표의 아내는 "(일부러 본 게 아니라) 우연히 팀에서 쓰이는 메신저가 내용까지 보인다는 걸 알았다"며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아 안 보려 했는데 남자 직원, 대표, 아들에 대해서까지 혐오 표현을 써가면서 욕하는 걸 보고 눈이 뒤집혔다"고 했다. 이어 "며칠 지나 대면을 하고 제가 너무 화가 나서 톡 쏘듯이 (강하게) 얘기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직원 중 한 명은 이 일을 계기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명절 선물로 배변 봉투에 스팸 6개를 담아줬다는 논란도 해명했다. 강 대표는 "스팸 세트를 주문했는데 발주 실수로 대량으로 한꺼번에 왔다"며 "직원들에게 나눠서 가져가시라고 했고, 직원들끼리 나눠가는 과정에서 봉투가 쓰였다"고 했다. 이어 "배변 봉투라는 것도 일반적으로 과일가게나 슈퍼에서 흔히 쓰이는 검정색 비닐봉투이지, 배변 봉투라고 특정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화장실 이용시간까지 통제했다는 논란에는 "(화장실이 고장 나) 옆에 있는 회사와 자주 가던 식당에 부탁했다"라면서도 "왜 화장실을 통제하겠나. 말도 안 된다"고 부인했다.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의혹에도 강 대표는 "제가 화낼 때 쓰는 언행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9670원 입금' 논란... "환불 많아 세금 빼"

폐업 논란에 대해 "폐업이라기보단 교육 훈련을 더는 진행하지 않는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폐업을 앞두고 신입사원을 채용했다는 지적에 강씨 아내는 "회사 정리 과정에서 일손이 필요해 채용한 직원들"이라며 "각각 9, 10월에 6개월 계약직으로 채용했다"고 했다. 이어 "보듬을 계속 운영할 예정이었다면 정직원으로 전환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고 아쉽다"고 말했다.

'9,670원 입금' 등 임금 체불 논란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월급 받는 사원이 아니라 약간의 기본급과 본인 발생 매출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받는 분"이었다며 "마지막 달에 환불 건이 많이 발생한지라 1만 원에서 세금을 제한 금액이라도 보내드린 거였는데 서운함이 아직까지 풀리지 않으신 것 같다"고 해명했다.

직원에게 휴일에 전화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는 폭로에 대해선 "평소에도 회사 사정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누며 모든 훈련사와 퇴사 시점을 조율해왔다"며 "최고의 교육센터를 만들고자 낭만을 갖고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는 어떤 시점에서든 해고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퇴사한 분들이 보듬에서 훈련사를 했다고 말하지 못할까 봐 그게 가장 속상하다"면서 "그분들이 나가서 정말 잘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반려견 학대 의혹... "마지막까지 아픈 상태였다"

반려견이던 레오를 오물 범벅 상태로 뙤약볕에 방치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 대표는 "마지막에레오가 많이 아팠기 때문에 숨 쉴 때마다 대소변이 그냥 나오던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레오가 뙤약볕에 누워 있고 오물에 범벅이 돼 있는 모습을 나도 몇 번 봤다"며 "그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레오 옆에 있어 줬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후회했다.

안락사 비판에는 "수의사와 몇 개월에 걸쳐 안락사 논의를 했다. 제가 정말 안 되겠다 싶어서 날짜를 정해서 수의사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안락사를 시켰다"며 "그때 출근했던 직원들도 같이 인사했다"고 해명했다.

강 대표의 아내는 "먼저 간 반려견 친구들을 최선을 다해서 돌봤냐고 한다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내가 했던 것이 '방치'인가 싶어서 그간 레오와 찍은 사진을 다 들여다봤고, 끝으로 갈수록 아파 보이는 사진들이 나오지만 가족과 함께 즐거웠던 모습이 많아 죄책감을 덜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압적 훈련 의혹... "화내도 험담은 안 해"

개 훈련을 맡긴 보호자들에 대해 직원들에게 "병X들에게 도움 주고 돈을 번다"며 험담했다는 폭로에는 "훈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보호자에게 화를 내는 훈련사는 있을 수 있지만 보호자를 욕할 수는 없다"며 "험담한 일은 없다"고 딱 잘라 부인했다.

견주에게 훈련 전 강아지를 굶기고 오라고 지시했다는 데 대해선 "배고픈 강아지를 데려오라고 얘기한다"며 "훈련 과정에서의 대표적인 보상이 간식인데 너무 배부르면 보상을 원치 않아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고 해명했다. 이어 "주인에게는 충격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허기져야 교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입금하지 않은 보호자 반려견에겐 밥을 주지 말라고 한 데 대해선 "보듬은 위탁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고 짧게 해명했다.

강 대표는 끝으로 비방과 허위 사실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교육센터를 운영하는 훈련사 강형욱은 없어지겠지만, 더 좋은 훈련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강형욱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근 강 대표가 운영하는 보듬컴퍼니는 한 온라인 구직 사이트 리뷰에서 평점 5점 만점에 1.8점을 받았다. 이후 전 직원들이 강 대표 부부의 갑질 논란 등을 제기하며 논란이 확산했다.

최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