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민희진 떼놓지 마"vs"민희진의 악행"...이번엔 탄원서 전쟁

입력
2024.05.24 19:40
뉴진스 팬들 24일 법원에 탄원서 제출
"민희진의 대표 지위, 뉴진스와 관계 유지돼야"
방시혁 하이브 의장, 하이브 주요 인사들도 탄원서로 반격
'민희진의 사익에 산업이 흔들려선 안 돼'

법원이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다음주중 내릴 예정인 가운데 민 대표 측과 하이브 경영진이 '탄원서 전쟁'을 펼치고 있다.

24일 이현곤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에 뉴진스 팬덤인 버니즈 1만여 명을 대리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팬들은 탄원서에서 "민 대표가 위법한 행동을 했다는 것이 법적으로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당사자 사이의 계약 내용은 존중돼야 하고, 그때까지 민 대표의 어도어 대표이사 지위가 유지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 뉴진스 멤버들의 뜻임을 저희는 잘 알고 있다"며 "뉴진스를 지원하는 저희의 뜻 또한 마찬가지"라고 썼다.

팬클럽 일동은 "그동안 민 대표가 뉴진스를 위해 이룩한 성과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고, 뉴진스 멤버들과의 관계 또한 지금과 같이 돈독히 유지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그것이 뉴진스의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날 이 탄원서 서명이 시작된 이후 약 16시간 만에 팬들이 목표로 한 서명 참여자 1만 명이 채워지자 이날 이 변호사가 대리인 자격으로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어도어의 모회사이자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 하이브는 31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민 대표 등 기존 이사진 해임안과 신규 이사진 선임안을 올릴 예정이다. 민 대표가 이에 반발하며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자 양측은 탄원서 제출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민 대표 측은 지난 17일 가처분 소송 심리가 끝난 뒤 뉴진스 멤버 5인의 이름으로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어도어 직원들도 21일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하이브 주요 인사들도 탄원서 제출

이에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하이브 자회사 대표들, 소속 프로듀서 등도 민 대표 측에 탄원서로 맞섰다. 방탄소년단의 프로듀서 피독, 세븐틴 소속사인 플레디스 설립자 한성수, 르세라핌 소속사인 쏘스뮤직의 소성진 대표, 방탄소년단의 안무를 만든 손성득 퍼포먼스 디렉터, 방탄소년단과 르세라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성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프로듀서 슬로우래빗 등이 탄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일부 내용이 공개된 방 의장의 탄원서는 이날 정식 제출됐다. 방 의장은 탄원서에서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고 그것이 개인의 악의와 악행이 사회 제도와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막는 우리 사회 시스템의 저력"이라고 했다.

또 "본 사건을 더 좋은 창작 환경과 시스템 구축이라는 기업가적 소명에 더해 K팝 산업 전체의 올바른 규칙 제정과 선례 정립이라는 비장하고 절박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며 "산업의 리더로서 신념을 갖고 사력을 다해 사태의 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탄원서 제출자들 역시 '멀티 레이블 시스템'의 가치와 그 보호 필요성, 민 대표의 사익 추구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우려 등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