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잘 안 풀리고 스트레스 받을 때, 여유 있게 녹지를 걸으며 도시 생활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서울, 도시 전체가 거대한 정원인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
23일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정원도시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본인을 ‘가드너(정원사)’라고 소개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동네 곳곳에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정원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히자,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행사는 영화배우 박진희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패널로 오 시장과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 박원순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실 실장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지난 토요일에도 이곳(정원박람회)을 가족과 찾아 5시간 이상 머물렀다”며 ‘정원 예찬론’을 폈다. 그는 “퇴근할 때 남산을 자주 걷는다”며 “시정(市政)이 잘 안 풀리거나 2% 부족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던 ‘숙제’도, 뇌 속에 산소가 공급되니 새로운 발상이 떠올라 해결책을 찾아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녹지공간을 보면 스트레스가 60% 풀린다는 자료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현준 교수는 도시인 대부분이 마당이 없는, 자연과 분리된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점을 거론하며 “한강이라는 공간에 우리가 ‘공동으로 쓸 수 있는 마당’인 정원이 생겨서 좋다. 도시 공간의 녹지는 누구나 자연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원은 크기보다 분포가 중요하다”며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에 적극 공감했다. 앞서 시는 2026년까지 시내에 정원 1,007개소를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 교수는 “100만 평짜리 설악산국립공원이 있어도, 몇 년에 한 번밖에 못 가지 않느냐”며 “(도시에도) 1만 평짜리 공원 하나보다 1,000평짜리 공원 10개가 더 낫다. 스킨십 할 수 있는 공간을 작게 쪼개 곳곳에 잘 분포토록 하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실장은 “정원사 입장에서 ‘나무 한 그루’만 잘 자라도 그 속에 새, 벌레 등 수백, 수천 종의 생물이 모여 살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에 도움이 된다”며 “도시는 지방보다 오히려 습지, 옥상, 수변 등 다양한 서식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시 환경에 알맞은 식물을 다채롭게 심다 보면 거대한 도시 생태계망 형성과 탄소 중립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국내·외 유명 정원작가를 비롯해 학생·시민·외국인 및 기업·기관이 참여해 조성한 76개 정원과 정원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전시하고 있다. 개막 5일 만에 102만 명이 다녀갔다. 23∼26일에는 글로벌 정원과 각종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특별전을 운영한다. 정원 상설 전시는 10월 8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