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고속도로 터널 위에 설치된 '꾀·끼·깡·꼴·끈' 간판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흉물스럽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21일 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위에 해당 간판을 설치했다. 이 간판은 부산시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의 일환이다.
발음도 어려운 '꾀끼깡꼴끈'은 꾀(지혜), 끼(에너지·재능),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을 의미한다. 주철환 작가가 2000년 출판한 책 '시간을 디자인하라'에서 인생 지침으로 제시한 '꿈·꾀·끼·깡·꼴·끈'에서 따왔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올해 1월 시무식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5가지 덕목으로 '꾀끼깡꼴끈'을 언급했다. 박 시장은 "우리 부산시도 그렇고 공직자, 공무원 한 분 한 분에게 필요하다"며 각 덕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네이버에 (해당 간판)검색하니 박형준 유튜브 나오는데, 시 예산으로 시장 개인 유튜브 홍보라니" "50대 부장님이 회식에서 건배사로 쓰는 단어를 왜 간판으로 제작하냐" "운전 방해 말고 시청 앞에 둬라" "세금 회수하자" "뜻도 모를 단어를 붙여 흉물 같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공단 측은 해당 문구는 박 시장의 시무식 발언과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내부 디자인 회의를 거쳐 '꾀끼깡꼴끈'이 시민 감성을 자극하고,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문구라 골랐을 뿐"이라며 "시장님의 시무식 발언과 관련 없다"고 밝혔다. 다만 "부정적 여론을 감안해 현재 간판 이전이나 철거 등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