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경제성장률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경제발전 전략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 라구람 라잔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중심의 고비용 제조업이 효율적이지 않으며, 중국의 제조업 주도 성장 모델은 재현할 수 없다는 견해다. 반면 인도 정부는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제조업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세계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신흥시장, 특히 인도로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인도의 제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입장이다.
인도는 1980년대 중반 정보기술(IT) 붐을 타고 IT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싱 국가로 성장했다. 서비스 산업의 급속한 성장은 제조업 없이도 고도의 서비스 산업 중심국가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제조업 주도의 성장 전략을 통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차이는 양국의 경제적 격차를 크게 벌렸다. 인도의 상품 수출은 중국의 8분의 1에 불과하며, 외국인 투자도 5분의 1에 머물러 있다.
이런 인식 아래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 '스킬 인디아'와 같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 전략을 추진했다. 마침 미중 간의 경제 갈등, 코로나19 사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인도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 유지가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도는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IT, 디지털, 통신,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최첨단 분야에 생산연계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관세 철폐 및 축소와 같은 제조업 부흥 정책도 추진하면서 성장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이러한 정책의 효과로 최근 인도 경제는 기대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인도 정부는 고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확대를 위해 제조업 확대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제조업 강화 정책을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인도 정부는 삼성의 투자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이 중국과 베트남에 투자한 후 두 나라의 경제성장은 물론 경제구조까지 변화시켰다. 이러한 사례는 인도도 투자를 확대하면 제조업 기반의 경제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다만 인도의 제조업 성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의 인프라 부족, 엄격한 노동법, 낮은 비즈니스 용이성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점이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