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처음으로 표명했다.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세력의 구심 역할을 해온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강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교와 이민, 경제 등 중요한 정책에 있어) 완벽하지 않았지만 바이든은 재앙이었다"며 "그래서 나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나에게 투표하고 여전히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라며 "그들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가정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3월 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이후 허드슨연구소에 합류해 별도의 정치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주(州)의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20% 안팎의 득표를 이어가며 '뒷심'을 확인하고 있다.
그는 사퇴 연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우리 당 안팎에서 표를 얻을 수 있을지는 트럼프의 몫"이라고만 말했다. 그간 지지자들과의 행사 등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거리를 둬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는 중도까지 외연 확대를 위해 헤일리 전 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이를 일축한 상태다.